한국무역학회는 13일 창립 23주년을 맞아 한국종합전시장 대회의실에서
97년도 정기 국제학술발표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송의영동국대교수 이토 모도시게 동경대교수 왕윤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통상실장 등이 전략적 무역정책의 과제와 방향
등에 관해 주제발표를 하고 참석자들과 토론을 벌였다.

주제발표의 주요내용을 요약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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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적 무역과 일본의 경험 ]]

이토 모토시게 <도쿄대 교수 / 경제학>

전략적 무역정책이란 연구자에 의해 상정하는 분야가 조금씩 다르다.

여기서는 최근 10년 내지 20년 사이에 국제무역이론의 연구자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모아왔던 다음의 세분야를 상정한다.

첫째 독점적인 산업구조에서 행해진 무역에서 관찰된 가격설정 정책효과
등에 관한 분석이고, 둘째 정부와 민간경제주체간의 상호의존관계에 대한
게임이론적 연구이며, 셋째 내적성장이론의 틀을 이용한 무역에 관한
분석이다.

여기서는 일.미 통상관계를 솔직하게 열거하면서 전략적 무역정책의
이론적 틀속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일본의 경험을 통해 살펴보면, 독점산업에 있어서 무역정책의 영향은
완전경쟁 세계의 무역정책의 효과와는 크게 다른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논점으로 설명가능하다.

첫째는 독점적 산업의 무역에서는 파레토 적성이 존재한다.

즉 독점산업에서는 가격이 한계비용으로부터 미리하기 때문에 무역에
의해서 실현되는 자원배분이 파레트최적성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따라서 완전경쟁하에서는 자국의 경제후생을 끌어 내리는 정책이라도
독점적인 세계에서는 경제 후생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전후 일본의 통상문제에서 이러한 케이스에 가까운 사례로서 1970년대
일.미 교섭이 있었던 칼라필림의 자유화 문제가 있다.

당시 칼라필름은 일본의 예외적인 수입수량한당의 사례로서 미국으로부터
자유화를 요구받게 된다.

이때 일본의 내세운 논의는 코닥 필림이 세계 각국시장에서 경합하는
제품이 있는 일본이나 독일에서는 가격이 싸고 경합상대가 없는 나라에서는
가격이 높다고 하는 것이다.

둘째는 기업행동과 통상정책권 측면에서 무역정책의 전략적 측면을
명시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자국기업과 외국기업이 독점적 경쟁을 할 때에는 자국 정부에 의한
수출보조금이 자국의 경제 후생을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독점적 산업에 있어서 전략적 무역정책의 논의는 일.미 무역마찰의
논의에도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독점적 시장과 관련해 이론적 분석이 크게 대두된 것은 철강 자동차
가전제품, 반도체,컴퓨터, 공장기계 등 독점적 산업에 있어서 일본과
미국 사이에 무역마찰이 발생하고 거기서 정부정책이 여러 가지 형태로
문제로 대두했기 때문이다.

셋째는 동학적 규모의 경제성을 들 수 있다.

독점시장에서의 경쟁을 정학적 경쟁이 아니고 동학적 경쟁이다.

현재 어떤 기업이 취한 행동은 눈앞의 이익만이 아니고 장래 그
기업의 경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결과 기업은 스스로의 행동을 결정할 때 그것이 장래 라이벌의
행동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 더 나아가서는 그것이 장래 자사의
이익으로 어떻게 되돌아 올 것인가를 고려하여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

일.미 무역마찰의 사례중에서도 정책결정의 프로세스가 기업의 행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케이스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일본이 미국에 대해서 자주 행해왔던 수출자율규제는 미국의
반덤핑 정책과 깊은 관련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산업구조와 전략적 무역정책의 측면을 보면, 지금까지
특정산업에 대한 통상정책에 관한 것이 주로 논의되었다.

그러나 일본의 통상정책의 역사속에서는 이러한 특정산업의 문제만이
아니고 일본의 산업구조 전체의 상태를 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의 산업정책중에서는 언제나 바람직한 산업구조"하고 하는 시점이
강하게 작용했다.

고도경제성장기에는 중화학공업을 자향하여 소득관련성이 높은 산업과
생산성의 상승율이 높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여기서 "전략적 통상정책"의 "전략적"이라는 의미는 일본 경제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전략적인"산업을 선별하여 지원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일본과 같은 대국으로서는 어떠한 산업을 육성해야만 하는가에 따라
거기서부터 생겨나는 경제적 이익은 크게 달라진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