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점심시간 때면, 서울 월곡운동장은 찬 바람을
가르며 공을 차는 이들로 붐빈다.

많을때면 20명 남짓되고, 보통 16명~17명쯤 되는 건장한 직장인들이
축구공을 쫓아 몰려다니는 것이다.

우리 연구원 (KIST)의 축구 동아리 회원들이다.

이들은 1년전부터 연구원에서 1.5km 남짓 떨어진 곳에 있는 이 운동장에서
점심시간의 짬을 내 30~40분씩 운동을 한후 흘린 땀방울을 샤워 물줄기에
씻어보내면서 업무중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우리 모임은 지난 80년대초 체력단련과 친목도모를 위해 평소 축구를
좋아하는 직원들이 모여 공을 차던 것이 결성의 계기가 됐다.

특히, 우리 연구소는 조직이 크게 연구원들과 행정직원들로 나눠져
교류가 크게 없는 편인데 축구 동호회에는 행정과 연구쪽에서 30여명씩
참여하고 있어 체력단련은 물론이고 상호교류와 친목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실력면에서도 순수 아마추어 수준으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수준급.

서울시 직장축구연합회 (회원사 : 세종문화회관, 흥국생명, 신한생명,
표준협회, 교보문고, 종로서적, 삼부토건 등) 소속인 우리 축구 동호회는
작년에도 전기리그에서 전승우승과 아울로 전후기 통합챔프 대회인 왕중왕
대회까지 석권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직장축구리그 왕좌에 올랐다.

금년에는 현대자동차, 부산리스, 백상 미디어 등 3개팀이 직장축구리그에
신규 가입하여 상호친목을 도모함과 아울러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전력은 미지수.

동아리 활동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매주 2차례씩 월곡운동장에서 하는 내부 회원들끼리의 경기와 서울시내
직장 동아리를 상대로 격주 토요일에 벌이는 리그전 경기가 있으며 우리원
주요행사로는 해마다 봄, 가을에 열리는 원장배와 회장배 쟁탈대회가 있다.

우리 모임의 고민은 최근 신입 회원수가 줄어드는 데 있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20~30대 초반 회원들이 많이 활동했는데 지금은
서너명에 그치고 있다.

이는 아마도 다양화된 레저활동과 라이프스타일, 즉, 단체활동보다는
개인활동을 중시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집이 먼 인천임에도 불구하고 총무를 맡아 회원 챙기는 일부터
행사준비까지 챙기는 오희석 총무 (행정부 자재과), 기술향상 및 지도에
애쓰는 조복희 감독 (기전연구부), 항상 묵묵히 동아리 단합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노력하는 김재승 코치, 주영철 주장 (대외협력실)
등이 이 모임을 꾸려가는 숨은 공로자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