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는 심각한 위기의식에 젖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한 국제수지적자와 연초부터 잇따라
터져나온 총파업사태및 한보그룹의 부도파문은 우리경제의 고비용
저효율구조가 얼마나 뿌리깊으며 그 해결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좌절과 위기의식에 젖어 있는 동안에도 세계각국은
다가오는 21세기에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경제를 주도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핵심사항인 정보화촉진및 첨단기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선진국은
물론 우리의 인접국가인 싱가포르, 말레이지아, 인도, 중국까지 무섭게
뛰고 있는 실정이다.

한 예로 말레이지아정부는 연궂개발및 자본집약형 산업구조로 탈바꿈하기
위해 수도 콸라룸푸르일대에 대규모 고속정보통신망을 구축하고 외국의
정보관련기업을 적극 유치한다는 "멀티미디어 수퍼회랑(MSC)"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마하티르 총리가 직접 미국에 가서 투자권유를 하는 한편
외자비율, 해외인력채용, 지적소유권보호 등에 관한 제한을 철례하고
올해안에 진출하는 외국기업에는 최고 10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줄 계획이다.

중국도 북경, 천진 등을 잇는 총연장 1백42km의 고속도로변에 총면적
80평방km의 첨단기술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전체공사의 1/4이 완공돼 6백여개의 기업이 약 2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2백10여개의 외국기업이 약 19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처럼 각국이 첨단기술및 정보산업육성에 적극적인 까닭은 이
분야가 앞으로 세계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기 때문 이다.

비록 선진국에 비해서는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국민경제의 견인차역할을 맡기겠다는
속셈이다.

이에비해 우리의 대응은 미지근하기만 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지방자치단체수준에서 인천 송도지역의 미디어밸리,
충북 오창과학단지의 멀티미디어단지 등의 추진되고 있는 정도이며 그나마
중앙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의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가뜩이나 최근 홍콩의 한 시사주간지의 설문조사에서 한국은 올해
조사대상인 아시아지역의 10개국중 최악의 투자대상구으로 꼽힐 정도로
투자여건이 좋지 않다.

금융시장은 낙후돼있고 행정규제는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임금, 금리, 땅값 등이 상대적으로 너무 비싸니 국제경쟁력이
생릴리 없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미래의 우리경제를 첨단기술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이며 관련산업에 대한 연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심사숙고 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당장 눈앞에 닥친 난국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것도
딱하지만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국가경쟁력의 기반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 일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정말로 심각한 사태라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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