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게, 더 길게, 더 가볍게" 올림픽 구호가 아니다.

97년 유행할 골프클럽의 특징이 그렇다는 것이다.

올해에는 우선 헤드가 더 커진 드라이버가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 인기드라이버는 헤드크기 2백30~2백50cc 제품이 주류를
이뤘다.

이른바 오버사이즈헤드였다.

그러나 올해에는 드라이버 헤드가 더 커진다.

2백80cc 이상으로 초대형이다.

이름붙여 "슈퍼사이즈"다.

헤드크기만으로 볼때 드라이버는 미드사이즈-오버사이즈 시대에서
슈퍼사이즈 시대로 접어든 것.

내년에 슈퍼사이즈보다 더 큰 제품이 출현할지 미지수이지만, 전문가들은
3백cc 정도가 헤드크기의 상한선이 되지 않을까 전망한다.

헤드크기가 2백80cc이상이 가능한 것은 헤드소재가 첨단화되면서 클럽전체
무게를 줄일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티타늄등 첨단소재는 메탈보다 가볍기 때문에 헤드크기를 크게
하더라도 전체 무게는 오히려 가벼워지거나 변화가 없는 것이다.

헤드가 커지면 대부분 아마추어 골퍼들은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다.

스위트 스폿이 넓어짐으로써 다소 빗맞더라도 거리가 웬만큼 보장되기
때문이다.

다른 부분은 똑같은데 헤드만 커지면 클럽은 기형아가 된다.

보기에도 가분수처럼 보인다.

더 중요한 것은 클럽 기능상의 문제.

헤드가 커진만큼 토털웨이트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샤프트를 길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96년에는 44~45인치 길이의 샤프트가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97년 제품들은 1인치 길어져 45~46인치 제품까지 출현했다.

체형에 비해 샤프트가 너무 길어도 곤란하지만, 스윙컨트롤이 되는한
샤프트는 길수록 거리는 늘게 돼있다.

원심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43인치에 익숙해있던 골퍼들이 샤프트길이가
46인치가 되어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바로 거리를 증가시킬수
있다는 유인점 때문이다.

드라이버를 기준으로 이같이 헤드가 더 커지고, 샤프트가 더 길어진
제품을 선보인 회사는 캘러웨이와 테일러메이드.

두 회사가 세계 클럽시장을 대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이들
제품의 특성이 다른회사 제품에까지 파급되리라는 것은 불문가지다.

캘러웨이는 97년 신모델 드라이버 "BBB"를 내놓았다.

"The Biggest 빅버사"라는 뜻이다.

헤드크기 2백90cc, 샤프트길이 46인치, 총무게 2백90g으로 동사가 개발한
드라이버중 가장 크고 길며 가벼운 제품이다.

95년 개발한 동사의 워버드우드(2백cc.44인치)에 비해 헤드는 무려 45%가
커졌고 샤프트도 2인치(4%)가 길어졌다.

전체무게는 9%(30g)나 줄어들었다.

역시 95년에 나온 동사의 GBB우드(2백50cc.45인치.3백g)에 비해서도
헤드크기와 샤프트길이가 각각 40cc, 1인치 증대됐으며 전체무게는 10g
가벼워졌다.

한마디로 장타를 내기 위한 최적의 조합을 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

테일러메이드의 신제품 "티타늄 버블2"도 장대화면에서 캘러웨이
BBB와 다를게 없다.

97올랜도쇼에 출품됐고, 올 상반기 판매예정인 이 드라이버는 헤드크기가
2백85cc, 샤프트길이는 45,46인치 두 종류가 있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티타늄 버블드라이버(헤드 2백35cc, 길이
44,45인치)에 비해 1년새 엄청나게 커지고 길어진 것이다.

클럽의 전체무게도 티타늄버블에 비해 약 15g정도 가벼워졌다.

아이언은 어떤 제품이 인기를 끌것인가.

헤드페이스가 1백% 티타늄으로 된 제품이 본격 유행을 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토미 아머사가 처음으로 1백% 티타늄으로 된 아이언클럽을
출시했었다.

그러나 헤드전체를 가벼운 티타늄으로 처리하다보니 전체무게를 맞추기
위해 헤드가 필요이상으로 커질수밖에 없었다.

아이언은 드라이버와 달리 티를 꽂지않고 샷을 한다.

따라서 헤드가 너무 크면 클럽이 잘 빠져나올수 없게 돼 피니시가 제대로
안되는 맹점이 있다.

이를 반영, 최근에 나온 제품들은 헤드에 구리나 텅스텐합금을 삽입해
헤드가 너무 커지는 것도 막고 전체무게도 조절한다.

또 헤드바닥(솔)에 이런 물질을 삽입함으로써 저중심 설계를 채택, 볼이
쉽게 뜨도록 했다.

대표적인 제품은 테일러메이드 캘러웨이 파워빌트.

테일러메이드 "티타늄 버블2" 아이언은 헤드재질이 1백% 티타늄이지만
솔에 텅스텐과 구리합금을 삽입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헤드는 종전제품보다 10%정도만 크게 했다.

캘러웨이의 빅버사 텅스텐티타늄아이언 역시 솔에 텅스텐을 집어넣어
헤드크기를 조절했다.

파워빌트의 TPS TI티탄아이언은 페이스가 1백% 티타늄으로 돼있고, 대신
가벼워진 무게를 헤드주변에 배분시켜 유효타구면적을 넓힌 것이 특징.

임팩트시 발생하는 충격을 85%흡수하는 기능도 있다.

우드나 아이언을 막론하고 올해 또하나의 특징적인 흐름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것은 단조클럽.

일일이 두드려 만드는 단조클럽은 주조클럽보다 타구감이 뛰어나 감을
중시하는 중상급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김경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