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물의 생명과 유전을 도맡은 DNA의 분자구조가
1962년 왓슨과 크릭에 의해 발견된 이래 유전공학은 놀라운 발전을
거듭해왔다.

학자들은 그동안 유전자의 재조합 복제 증폭기술을 개발해내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밑바닥에서부터 뒤흔들면서 "생명의 프로그램화시대"의
문을 열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야기가 이솝우화에 나오지만 유전공학자들은
현대판 황금알을 낳는 거위들을 탄생시켰다.

사람의 유전자를 이식해 혈전용해제인 심장병치료약을 만들어 내는
염소, 폐기종 치료제를 생산해내는 양도 등장했다.

사람의 성장 호르몬생산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쥐의 수정란에 주입해
보통쥐의 2배나 되는 쥐도 만들어냈다.

기계로 찍어내듯 똑같이 닮은 생물을 만들어내는 복제기술은 이미
고도의 수준에 이르렀다.

오래전에 이미 멸종돼 박물관에 피부조각만 남아 있는 동물도 유전자를
복원시켜 재구성해 낼 수 있을 정도라니, 살아있는 동물의 복제는 문제될
것도 없다.

제비꽃 색깔처럼 "파란장미"가 등장할날도 멀지 않았다.

몇년전 한 미국인 희극작가가 트럭운전수의 유전자와 교통경찰관의
유전자를 한 사람에게 동시에 투입시키는 구상을 했던 유전공학자를
작품에 등장시켜 관객의 인기를 모은 적이 있다.

만일 이렇게 유전자조합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과속을 했을 경우
자기자신에게 위반딱지를 뗄것이라는 내용의 코미디다.

아마 이 희극의 내용처럼 유전자조합을 통한 인간의 창조도 이미
불가능한 것은 아닌것 같다.

자기와 똑같이 닮은 "꺾꽂이식" 복제인간의 창조는 더 쉬울지도 모른다.

한국에서도 지난해초 우유생산량이 보통소의 3배, 번식력이 4배나 되는
복제 "수퍼젖소"가 탄생한데 이어 모유같은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의
시조가 될 "보람"이 지난해말 태어났다는 소식이다.

가뜩이나 선진외국과는 달리 모유 먹이기를 싫어하는 한국의 어머니들
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될지는 모르지만 어딘지 섬뜩한 생각이 든다.

생물학적 어미는 생모이겠지만 젖어미는 "보람"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6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