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도 미국은 유일 초대강국으로 세계 지도국의 위치를 보전할
것인가.

상대적이긴 하지만 4일저녁 9시(한국시간 5일오전 11시)양원 합동회의에서
행한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연두연설은 그 물음에 대한 긍정이 넘쳤다.

임기가 2001년에 걸치는 클린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처럼 자신에
부여된 양세기 교량역을 자부한 것은 이상할게 없다.

특히 새 세기에 미국이 번영을 지속하느냐 여부는 교육의 질향상을
통한 사회개혁에 달렸다고 설파한 대목은 문제의 핵심을 바로 짚은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문에서 클린턴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확대 추진,보스니아
평화정착등 유럽에 대한 여전히 높은 관심과 중동 아프리카의 평화문제
등에 광범히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유화 제스처에 큰 무게를 두고 특히 한반도
문제에서 남북 평화협상에 대한 지속 개입,북한 핵보유 봉쇄를 위한
자금지원에 구체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아시아에 대한 관심증대를
나타냈다.

20세기는 미국의 세기라 할만 했다.

초반 세계대전을 두번 거치며 2대 초강국 위치에 올랐고 세기 마지막
10년대엔 경쟁자 없는 단독 지도국이 됐다.

그 위상이 과연 새세기 1백년 지속될 것인지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
관심사다.

그 대답은 안팎에 있다.

재정-무역 적자, 범죄-마약등 사회문제, 이민-소수민족에 대한 차별확대
및 빈부격차등 국내문제의 해결이 그 첫째다.

클린턴은 연설에서 미국 사회개혁에 교육의 질향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규정, 향후 4년 미국의 학교를 전세계가 부러워 하는 수준으로 만드는데
5백10억달러의 예산증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50년대 소련 인공위성의 화성도착에 자극받은 미국이 과학교육에
분발, 10년안에 달착륙을 성공시킨 전례가 있다.

교육을 통한 사회개혁이 가장 늦은 것 같아도 오히려 가장 확실한 길임을
클린턴은 재인식한 것으로 시사가 크다.

다음 열쇠는 외부세계의 동향과 맞물린다.

그렇다고 수동이 아니라 사태를 유리하게 전개하는 외교정책이 중요하다.

연설의 대유럽 기본정책은 모스크바를 무마하며 NATO 확대를 99년안에
끝내 장차 러시아에 대비하는 것이고,아시아에선 일본을 계속 품에 안고
급성장 중국과 공존하는 상위목표가 서있다.

나아가 2002년까지의 균형예산 실현,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혜택재개와
빈민-아동 지원확대를 위한 복지법 개정, 인터넷 등 과학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민주당 대통령의 구상이 구현되는 데는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의 보수성향등 많은 장애가 따른다.

누가 뭐래도 미국은 이민의 나라, 기회의 나라, 인권의 나라다.

그 특색을 빼면 이미 미국이 아니다.

클린턴 대통령이 교육개혁에 최대역점을 둔것은 2세에 그런 이념을
심어줘 21세기 인류복지에 기여하기를 바란 때문이라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