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는 라틴어에서 분화되어 생겨난 국민어다.

프랑스와 모나코의 국인 동시에 벨기에 스위스 캐나다 룩셈부르크 등의
일부 지역에서 일상어로, 또 라틴아메리카의 아이티 기아나를 비롯
프랑스의 옛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의 여러 신상 독립국에서 공용어로
사용되는 언어다.

되돌아 보건데 프랑스어의 외국 지배 역사는 오래되었다.

1066년 영국을 정복한 노르망디공은 프랑스 영토에 공국을 세웠을
당시에 프랑스어 사용에 익숙해져 영국인들로 하여금 게르만어의
일종이었던 영국 고유 언어를 버리고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게 했다.

그뒤 1731년 영국.

의회에서 프랑스어의 사용을 금지하는 의안이 통과될 때까지 무려
700년동안이나 계속 사용되었다.

그때 영어는 프랑스어의 영향을 받아 크게 변화했다.

또한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아프리카 식민지화 정책이나 제1차
세계대전 뒤의 중동지역 위임통치 등은 프랑스어의 통용지역을 더욱
확대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프랑스가 오랜 세월에 걸쳐 국제무대에서 누린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에 의해 널리 보급되었을뿐만 아니라 프랑스어 자체가 지닌 매력과
장점으로 상상되는 문화적 배경에 힘입어 17세기에서 20세기 전반까지
국제어 내지는 외교어로 급상하게 되었다.

18세기에 독일 궁정의 생활어로, 또 18세기에서 19세기 초엽까지 러시아
인텔리젠사의 통용어로 쓰인 것도 그때문이었다.

그러나 제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강대국 부상과 더불어 영어가
득세하게되자 프랑스어는 지난날의 영광을 영어에 물려주고 제2국제어로
물러나 안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의 국제어 지위 평가기관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프랑스어가 세계 고교에서 스페인어와 중국어에 밀려나 제2위의 자리마져도
위협을 받고 있다 한다.

프랑스어 지위하락이 가장 우려되는 지역이 아프리카이고 미국 독일
중동부유럽에서는 스페인어에, 또 극동지역에서는 중국어에 뒤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가까운 장래에 프랑스어가 외교어로서의 지위도
위협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을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