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정유가 정유업계의 "기름값 동반 인상" 대열에서 이탈,업계를 긴장
시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정유는 국제원유값 속등으로 인해 가격인상요인이
발생했음에도 불구,당분간 휘발유 등유 경유 등 경질유 내수판매가를 지난
달 수준에서 동결키로 했다.

쌍용의 이같은 방침은 실질적인 가격인하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유공 등
정유4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94년4월 쌍용정유가 불을 댕긴 가격인하전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쌍용은 정부의 최고가 고시제가 시행되고 있던 지난 94년에 가격인하전을
선도했고 지난해 9월에도 신제품인 저벤젠휘발유를 출시하면서 1개월 한시
적이긴 했지만 리터당 20원씩 휘발유 값을 인하했었다 유공 LG칼텍스정유
한화에너지 등은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2월부터 휘발유를 당 20원 안팎씩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경질유 인상계획을 통상산업부에 보고했고 현대
정유도 지난 1일 인상보고를 마쳤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자유화 이후 판매가를 내릴 수 있는 업체는 후발메이
커이면서 원유도입선이 안정적인 쌍용정유 뿐"이라며 "범정부 차원의 에너
지 절약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시점에서 쌍용정유가 "치고나갈" 가능성
이 높다"고 말했다.

쌍용정유 관계자는 이와 관련,"가격인상폭과 시기에 대한 회사의 구체적
인 방침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이왕 경쟁사들에 비해 인상이 늦은
만큼 설날연휴까지는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가격인하전이 재
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휘발유시장 점유율이 약 12%에 불과한 쌍용의 저가판매전
법에 선발사들이 정면대응하게 될 경우 당 유공은 70원 LG는 55원 이상을
손해보게 돼있다"며 쌍용의 현행가격고수가 출혈을 감수한 세어쟁탈전으로
비화될 지 아니면 "탐색전"으로 끝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 권녕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