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크리에이티브포럼'' 첫번째 강좌가 지난 31일 대한상의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국내기업들로 하여금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불확실한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모임에서 삼일회계법인의 컨설턴트
들은 ''한국형 경영''의 특성과 이를 세계화된 틀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각도에
걸친 방안들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열땐 토론을 벌였다.

이날의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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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경영모델 만들어야'' ]

김일섭 < 삼일회계법인 부회장 >

다가오는 21세기 기업세계의 승자는 변화를 예측하고 창조하며 경쟁을
선도하는 기업 가운데서 나올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21세기에도 생존과 번영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구성하는 한국인들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이를 집중관리하여 우리 기업의
차별성과 경쟁우위를 확고히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정보나 지식의 이동에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간에 역량과
성과의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 것은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질적
차이 때문이다.

"한국형 경영"의 세계화모델은 이러한 견해에 근거하고 있다.

각 민족은 시대적 상황과 각 시대인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한국도 나름대로 장기적으로 변하지 않는 민족의식의 원형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한국형경형이란 한국인의 고유한 의식원형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전제로 하고 있다.

신세대의 가치관과 행동양식도 현상에 대한 반응이며 과정일 뿐 이들의
독특한 사고나 행동이 한국인의 의식원형 자체가 바뀐데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할수 있다.

한국기업들은 가부장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모험형 경영을 견지하여 한국
경제 성장의 주역이 되었다.

시간단축형 경영, 대형화 전략, 능률강조형 조직구조, 소유경영자들의
강한 기업의욕, 헌신적인 근로문화, 신속한 학습속도 및 순기능의 경영환경
이 지금까지 한국기업을 성공으로 이끌어 온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0세기말의 경영환경은 세기적인 문명변화의 와중에 있다.

지식과 창의력이 가치의 원천이 됨에 따라 고품질 인적자원이 중요해지고
가치체계가 다원화되며 정보통신과 수송수단의 혁명에 따라 모든 분야의
세계화가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의 경영환경 역시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어 기존의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고는 21세기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결론
이다.

한국기업들은 현재 기업관료주의에서 비롯된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나치게 확고한 소유경영 체제, 대립형 노사구조, 관료형 조직구조, 근로
이념과 규율의 실종, 인재의 중요성 망각, 관련이 없는 부문으로의 다각화와
물량위주의 성장전략, 핵심기술의 미비와 과잉설비, 기업 내 부정과 부조리,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심리 등이 그것이다.

최근 성공적인 미래형 기업의 조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수평조직 팀제 차별화 전략 인재와 학습의 중시 고객만족경영 가치관
의 공유와 주인의식의 확립 등이 공통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과 기법을 우리에게 접목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한국기업들이
풀어야할 과제이다.

한국인들은 제도적으로는 집단적 형식적 중앙집권적 서열중심적인 성향을
보이나, 각 개인의 심성 속에는 엄청난 평등주의와 자기중심적인 힘이
용광로처럼 들끓고 있다.

한국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구조 및 가치관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한국의 문화와 사회구조가 한국기업 경영의 특징과 성과를 결정
짓는데 점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한국형 경영의 요체로서 "한국인의 기백"과 "선진의 지식"을 결합하여
어떻게 하면 한국인의 강점과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극소화하여
한국형 경영을 성공시킬 수 있는가 하는 해답을 찾아본다.

한국인들은 감정이 격하고 거칠며 예의도 없고 약속도 잘 지키지 않지만,
기가 세고 집념이 강해서 세계 모두가 두려워하는 일본인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민족이다.

이러한 한국인들의 강점을 살려 큰 이념과 작은 조직, 단기목표관리시스템,
프로세스와 성과에 대한 소유권 확립, 가시적 관리 및 한 집단의식과 같은
한국형 경영방식을 찾아보고 다시 이를 경영목적도에 투영시키면 이념적
리더십, 고객만족 제일주의, 세계적인 경쟁력, 신바람 나는 구성원과 작고
활기찬 조직으로 구성되는 한국형 경영모델을 만들어 낼수 있다.

21세기를 맞는 한국기업에는 개인의 창의력 발휘, 전문경영인의 리더십
확립, 기업간 연합에 대한 참여, 이미지 일류화 등 이 중심과제라고 할 수
있다.

복합화되고 상호모순되는 환경의 변화 속에서 21세기의 번영을 약속하기
위해서는 기업리더들의 끊임없는 고민과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