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의 처남이 대주주인 세양선박과 대동조선이
한보철강 부도설이 나돈 지난해 10월이후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여 한보그룹
의 자금이 유출된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정태수회장이 부도이후를 대비해서 한보와 관련이 없는 이들 회사를 키우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양선박은 지난해 3월 대주주가 당시 추헌출씨에서 현재의 이도상씨로
변경될때부터 한보그룹의 위장계열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씨는 한보 정 총회장의 둘째 처인 이수정씨의 동생으로 세양선박 인수
직전까지 한보그룹에서 임원으로 일했다.

따라서 이씨가 세양선박인수자금 총 2백여억원을 동원하기에는 무리이며
한보그룹에서 나온 자금이 아니겠느냐는 의문을 가졌다.

그러나 지난 28일 세양선박의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이 이도상사장과
정총회장이 공동으로 서명한 각서를 공개함으로써 이같은 의혹이 믿음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은행이 공개한 각서에 따르면 이도상사장은 서울은행으로부터 87억여원
의 자금을 빌렸으며 이를 열흘후인 20일까지 상환하지 않으면 담보로
제공된 지분 39%를 처분해도 좋다는 내용이었다.

처남 매부가 세양선박의 대출자금을 함께 보증함으로써 모종의 자금거래가
있었음을 시인한 것이다.

세양선박은 또 한보그룹의 부도설이 나돈 지난해 10월부터 출처불명의
자금을 계속 동원했었다.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세양선박은 지난해 11월 13일부터 한보철강이 부도를
내기 직전인 이달 25일까지 모두 15차례에 걸쳐 계열사인 대동조선과
세양주건에 3백여억원을 자금을 빌려 주었다.

또 지난해 10월이후 이달 현재까지 3개월간 대동조선을 위해 무려
5천여억원의 지급보증을 써준 것으로 드러났다.

자본금 81억원 자산총계 1천80여억원의 회사가 동원하기에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은 대규모이다.

지급보증을 받아준 금융기관들도 세양선박의 실주인이 한보그룹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계에서는 한보 정총회장이 비자금을 마련하기위해 비상장사인
대동조선과 세양주건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비상장사이면 아무래도 상장사에 비해 대주주와의 내부거래를 하기 쉬울
거라는 설명이다.

물론 대동공업은 이에대해 부인하고 있다.

대동공업 관계자는 "조선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해 대규모
시설투자를 해 조선능력을 95년말 5만G/T에서 62만 G/T로 늘렸다"면서 이에
필요한 자금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세양선박의 지원을 받았을 뿐이라고 설명
했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