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림 울창한 푸른 숲속에/높은 이상 큰 포부 함께 자라며..."

그렇게 울창한 숲을 벗삼아 공부했던 우리 모교 순천사범은 우리가
졸업한지 4년만에 사범학교제도가 폐지되면서 더이상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하게 됐다.

"일이회"는 바로 순천사범 12회 졸업생 가운데 서울에 살고 있는 28명의
모임이다.

이름처럼 우리는 매달 12일에 만난다.

우리가 처음 만난 것은 전쟁직후 무던히도 공부하기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당시 사범학교 (현재의 교육대학)는 국비로 공부하고 직장이 보장된다는
매력으로 서울의 명문학교 못지않게 입시경쟁이 치열했다.

그 관문을 뚫고 만난 사람들.

졸업한지 30년이 지나도 우리의 자부심은 여전하다.

우리의 우정이 그렇듯이.

우리중 반이상은 학교장 교감 장학사 등으로 교육계의 허리역할을 맡고
있다.

다른 직종에 진출한 이들도 수재들답게 유감없는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일이회" 회원들을 소개한다.

먼저 교직에 있는 이들은 강대율(신석초등) 김종선(금상초등) 노광웅
(서울고) 문승모(약대초등) 박종옥(신월초등) 박종철(석남초등) 박충남
(소래초등) 박훈주(홍릉초등) 배옥기(오금초등) 서정인(부강초등) 송광석
(청량초등) 송태완(홍제초등) 심진용(장학사) 이문규(철산초등) 이상옥
(장학사) 등이다.

이희옥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감사실장 여운길 법무사 오용규 롯데쇼핑
시계사업부사장 우수광학원장 장정식 강북구청장 주삼중 한국일보국장
한상락 (사업) 박문석 세무사 신윤식 (사업) 김덕근 (사업) 황성연 (사업)
종교인인 김용태, 그리고 서전(주)의 상무이사인 필자 (김기홍)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일이회"는 순천사범 12회 총동창회에서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동창회에는 전체 2백21명
가운데 1백10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이는 연락하랴, 행사준비하랴, 동분서주했던 "일이회" 회원들의 정성과
여자동창들의 따뜻한 협조가 있어 가능했다.

이 기회에 김화자 여자동창회장과 각지역 임원들에게 감사드린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