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각 신문 방송보도를 통해 대학들이 복수지원에 힘입어 전형료로
돈을 벌고 있다는 기사가 공개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말할 나위 없이 그것은 누구나 느껴온 부당한 행정이었다고 생각
한다.

한번 시험보는데 8만~9만원씩이나 하니 그 많은 수험생들이 학교에 내는
돈의 합계가 얼마나 되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그런 부당한 전형료외에 수험생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지우는 것은
또 있다.

어느 학교나 그렇듯이 합격자들에겐 "공무원 채용신체검사"라는 검진을
받아오게 한다.

입학하려는 학생들의 기본적인 신체검사라는 측면만 고려해보면 하나도
시비걸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막상 이 신체검사를 받아보면 이런 형식적인 검진이 얼마나 비효율
적이고 요식적이며, 그리고 턱없이 값만 비싼(약 3만~3만5천원) 겉치레인
지를 알게 된다.

이 검사는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전체검사시간이 약 15분
사이에 모든 검진이 끝나고 만다.

검사받으러 온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시간도 절약하고 간단해서 좋을 것
같겠지만, 사람의 신체검진이 단 몇분안에 종료되고, 그러한 요식적 검진에
의료보험 적용도 안된다는 것은 병원과 행정상의 횡포가 아닐까 싶다.

또 한가지 문제는 이 검사는 대학입학생뿐 아니라 직장에 취업한 사람이나
교사임용시에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는 면에서 적지않은 폐해가 있다고
보여진다.

한만수 < 서울 종로구 평창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