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주) (대표 김학용) 기우회의 역사는 회사 설립년도인
1951년까지 거술러 올라간다.

그러나, 오늘날의 근대적인 운용체제를 확립한 시기는 1984년 대우가족의
일원이 되면서 실질적인 경남기우회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올해로 13돌을 맞고 있는 경남기우회는 91년이후 본인 (아마 5단)을
비롯하여 최성길전무 (아마 3단) 심재일상무 (아마 3단) 김창언이사
(아마 1단) 등이 역대 회장직 (임기 2년)을 맡아 경남기우회를 반석 위에
올려놓고 물러나 고문직을 맡고 있으며, 현재는 문태희부장 (아마 1단)이
7대 회장으로 기우회를 이끌고 있고, 홍명표대리 (아마 4단)가 총무직을
맡아 내부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경남기우회에는 이밖에도 김용조상무 김동철상무 문태호이사 이관재이사
김진윤이사 등 임원진과 본사 직원인 정회원 48명, 준회원 (현장 근무직원)
17명 등 총 65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회사내에서 최대규모의 동호인회로
각광받고 있으며, 춘계 및 추계대회 개최, 대우그룹 바둑대회 참가,
프로기사 초빙 지도다면기, 직장교류 바둑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우회 활동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기우회의 설립목적인
회원간의 친목도모와 기력향상을 위한 수련회 행사가 아닐까.

1박2일 (사실 무박 2일인 경우가 많음)동안 주로 서울근교의 한적한
민박촌에서 대국에 심취하여 심신을 단련하는 그 맛이란 가히 일품이다.

또한 연중 기력별로 각각의 회원들이 참가하는 리그전을 운영하여
매년말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바둑대회도 빼놓을 수 없는 행사다.

기우회 회원들은 회사에서도 모범이 되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
사내에서도 칭송이 자자하다.

이는 바둑이 초반포석과 중반경영, 종반마무리 후 계가를 하는 방법론과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론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즉 모든 업무를 처리하기 전에 사전에 업무처리구상 (포석)을 하고,
ISO 9001에 의한 정석화된 업무처리 절차 (정석)에 의해 일을 처리
(중반경영)하고, 명확한 (계가)일의 결과에 대한 책임 (승부결과)을 지는
자세는 전투에는 패하더라도 전쟁에서는 승리하는 전략의 고차원화와 앞을
내다보고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바둑을 통하여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사내행사를 다양하게 치루기 위해 부서별, 현장별 대항전을
계획하고 있고, 명사초빙 특별대국도 구상하고 있다.

혹자는 바둑을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하지만, 필자는 바둑은 곧 건설회사라
말하고 싶다.

치밀한 구상으로 집을 튼튼하게 짓고 땅을 많이 확보함으로써 상대방을
누르고 승리를 할 수 있는 바둑과 마찬가지로 건설회사도 내 집을 짓는
마음으로 기초에서부터 마감까지 매사를 치밀하고 알뜰하게 꾸려나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