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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요 몇년사이 이전의 연공서열제가 급속히 퇴조하고 팀제와
연봉제가 새로운 인사제도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구성원들의 책임과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인사제도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경영환경이 갈수록 급변하다보니 이전의 피라미드식 조직으로는 기업이
더이상 살아남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 3대 컨설팅회사중 하나인 왓슨와이어트(Watson Wyatt)사의 다카하시
순스케 일본 지사장이 세계인재개발원(회장 이휘영) 초청으로 최근 내한했다.

현재 전 세계에 89개의 지사를 갖고 있는 왓슨와이어트는 세계 최대의
인사전략 컨설팅회사이다.

다카하시 지사장을 만나 최근 일본의 인사제도 변화와 방향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

다카하시 지사장은 도쿄대와 미 프린스턴대에서 수학했다.

세계 최대의 컨설팅회사인 미국 매킨지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주로
경영관리시스템 설계와 조직설계 등의 일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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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난사람 = 박영태 경제부기자 ]]]


-먼저 일본 왓슨와이어트사를 소개해 주시죠.

<> 다카하시 =일본 왓슨와이어트는 11년전에 설립됐습니다.

현재 스태프는 30명 가량으로 주로 기업의 인사조직과 기금관리 컨설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거의 대부분이 일본기업들입니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벤처기업들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기업의 비중은 20~25%정도 입니다.


-일본은 지난 80년대말 버블이 꺼지면서 그 후유증으로 인해 최근까지도
장기간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인사측면에서도 후유증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 다카하시 =버블로 일본경제가 팽창하면서 기업들은 심각한 인력부족에
시달렸습니다.

기업들은 앞다퉈 대규모 채용에 나섰는데 특히 신규 졸업자들을 무더기로
뽑았습니다.

자질이 떨어지더라고 아쉬운대로 채용했던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버블이 꺼지면서 무더기 채용에 따른 인력의 질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됐습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존의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인사제도 변혁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다가 3년전부터서야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사변혁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요즘들어선 기업들의 인사 컨설팅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버블이후 일본에서 조기퇴직 바람이 거세게 불었는데 그 성과는
어땠습니까.

<> 다카하시 =기업들이 조기퇴직제도를 도입하면서 사내인사를 동시에
실시한 기업은 상당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몇몇 은행과 아사히신문은 조기퇴직제를 도입하고도 사내인사를 병행하지
않아 실패로 끝났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은 조기퇴직대상자"라고 통고하게 되면 당사자가
이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개별 면접을 실시해서 개인의
업적을 수시로 평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자신이 조기퇴직대상이 된다해도 이를 보다 쉽게 수용할 것이고
퇴직시 인센티브 부여도 한층 수월해질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연봉제를 실시하거나 회사와 구성원 개개인과의 의사전달이
원활하며 인센티브제도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 회사들이 조기퇴직제 운영에
성공했습니다.


-최근 일본기업의 인사제도 특징은 무엇입니까.

<> 다카하시 =현재 일본기업의 인사제도 방향을 특징짓는 흐름중 하나는
연봉제입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잠재능력과 현재 발휘되고 있는 능력으로 직무수행능력을
평가해 직능을 등급화시킨 직능자격제도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직무수행능력을 평가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사담당자가 자의적으로 개인의 직무능력을 평가할 소지도 많습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일본에서는 미국 등 서구에서 활성화돼 있는 연봉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봉제는 일한 만큼 급여의 차이가 생기는 제도입니다.

과거에는 상사가 부하직원을 인물위주로 평가했지만 연봉제를 실시하게
되면 눈에 드러나는 성과로 평가하게 됩니다.

연봉제가 성공하려면 사원과 상사간 의사전달이 원활해야 합니다.

또다른 흐름은 인사에 있어 사원의 선택권이 확산되고 있는 점입니다.

이는 사원의 자립성을 길러주는 등 의식개혁을 위한 새로운 제도입니다.

사내배치시에도 사내공모제도나 팀공모제도를 통해 사원들 스스로 참여토록
하고 있습니다.

사내의 각종 프로그램에도 사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 정기적인 대규모 채용방식을 지양하고 필요에 따른 수시채용을 확대해
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기업들이 무분별하고 무원칙적으로 팀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효과마저 의문시되고 있는데.

<> 다카하시 =팀제는 구성원들이 설정된 목표에 맞춰 성과를 내게 하고
동시에 팀단위의 평가가 가능해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최종 결정권도 가져야 합니다.

책임이 따르는 만큼 권한도 부여해야 팀제가 제대로 굴러갈수 있습니다.

팀제는 개개인의 업무가 고정돼 있지 않거나 환경변화가 심할 경우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개개인의 업무가 늘 정해져 있는 경우엔 팀제를 도입하는게 무의미합니다.

최근엔 팀제의 의미도 상당히 변했습니다.

운동경기에 비유하자면 이전의 팀제는 야구경기, 새로운 팀제는 축구경기라
할수 있습니다.

야구는 각자의 역할 분담이 명확한데다 매순간 감독의 지시를 받습니다.

반면 축구는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감독이 매번 지시할수 없어 선수들의
독자성이 강하며 맡은 역할도 경기상황에 따라 적절히 바꿀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팀제는 특히 미국에서 활발하게 실시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사우스 웨스트 항공사의 팀제운영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항공사에선 청소부가 부족할 경우 승무원들도 청소작업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연공서열제는 단점도 많은 반면 고용안정과 사원의 임금및 생활안정을
보장해 주는 장점을 갖고 있어 직장에서의 연대감과 일체감을 높이고 노동
의욕을 북돋울수 있는 제도라는 지적도 많은데.

<> 다카하시 =연공서열제는 우선 교육투자효과가 높아 기업내에서 필요한
인재를 육성할수 있습니다.

또 직종이나 직무에 따라 채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인력의 배치, 직종 전환,
이동 등이 자유로워 조직이 변혁에 유연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만히 앉아 있어도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므로 적당주의와
안일주의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조직이 경직되기 쉬워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절히 대처하기 어려운
맹점을 갖고 있습니다.

연공서열제는 이미 한물간 인사제도입니다.


-미국의 노동시장은 상당히 유연해 능력에 맞춰 직장을 옮기기가
수월합니다.

일본이나 한국처럼 이직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연봉제가 제대로 정착될지
의문입니다.

<> 다카하시 =미국처럼 직무에 따라 급여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아직까지는 기본연봉에 성과연봉을 가산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성과주의에 따른 급여제도가 정착되려면 성과의 정도에 맞춰 급여가 이전
보다 낮아질수 있어야 합니다.

급여액 자체가 감소할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성과에 따른 실질적인 연봉제가 가능하게 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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