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은 "제2의 빌 게이츠"를 꿈꾸는 대학생 컴퓨터
매니아들의 모임.

서울 강남구 보전빌딩 3층에 위치한 이곳에는 서울대 과기대 등 전국 27개
대학의 컴퓨터광 70여명이 우글우글 모여있다.

왜일까.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은 삼성이 전국 각 대학의 컴퓨터 도사들만 뽑아
다가 각종 장비와 시설은 물론 운영비까지 부담해가며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창작의 장".

삼성은 연 5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각종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와 최신
자료들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들 "컴도사"들이 이곳에 모여 몇달씩 밤을 새우는 것은 바로 이런
훌륭한 환경과 함께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

혼자 힘으로는 벅찬 "작품"도 팀을 이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도
또다른 이유다.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선발된 멤버십 회원들은 이곳에서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심지어 멤버십 회원으로 있으면서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리기도 한다.

전 회원 박철우씨가 차린 "CROSS"라는 회사가 대표적인 예.

온라인 상에서 가상 백화점에 들어가 매장을 둘러보고 실제 물건을 주문
구매할 수 있는 "가상쇼핑몰"을 이규선씨(한양대 금속재료과 4년) 등 5명의
멤버쉽회원들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은 지난 91년 "삼성전자 대학생 소프트웨어 연구실"
로 시작했다.

짧지 않은 역사와 "전국 컴퓨터매니아들의 집합소"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룬 것도 많다.

우선 삼성그룹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 많은
도움을 주었다.

훈민정음 유니텔 등 삼성의 내노라하는 소프트웨어들의 제작에 이들 멤버
쉽회원들이 한몫 거든 것.

멤버쉽회원들끼리 만든 소프트웨어가 상품화된 것도 부지기수다.

삼성영상사업단과 LG전자 등에 스크린 세이버를 개발해 팔아먹은 것을
비롯 "작은 마녀" "음악선생님" "화상인사관리" "임진왜란" 등 일일이 세기
힘들다.

박영민(아주대 제어계측과)씨 등은 95년 프랑스 마이크로마우스 경진대회
에서 금상을 타기도 했다.

올해엔 5명의 멤버들이 국내 최대의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인 "현대공모전"에
그래픽머드게임을 출품해 1등을 했다.

대부분 멤버십회원들의 꿈은 바로 한국의 빌 게이츠.

그러나 이들은 행복한 빌 게이츠다.

빌 게이츠는 창고에서 MS-DOS를 만들어 냈지만 이들은 멋진 사무실에서
훌륭한 동료들과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 글 김주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