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체육시간을 마치고 나면 너나 할 것 없이 수돗가로 달려가
목마름을 달래며 함께 놀았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엔 우린 물의 고마움도 절실히 느끼지 못했지만 요즘처럼 물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우리는 계절의 순리에 따라 신선한 공기를 호홉하며 땅이 인간에게 베풀어
준 은혜의 산물인 물과 과일을 마시고 맛보며, 땅의 영향에 자신을 내 맡긴
채 자연인으로 살아 왔다.

그래서 예전부터 우리네 정치도 산 다스리고 물 다스리는 것을 그 요체로
삼아왔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면서 어떻게 잘 이용하느냐에 따라 나라 경제의
모습이 달라져 왔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는 산업화에 온 신경을 써 왔고 그로인해 우리
경제는 기적과 같은 고도 성장을 이룩해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우리의 자연계는 수질 오염은 말할 것도 없고
지구오존층의 파괴, 기후 이상변화, 생물체의 멸종등과 같은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현상등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파괴로부터 인류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가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생활이 세계인의 보편적 가치로서 새롭게 자리매김 되었고
각 국가와 갱 은 호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적인 성장의 주체로서 다양하고
책임있는 역할을 다할 것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같이 인류의 가치관이 다시 형성되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다가오는 21세기를 주도적으로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올해 유엔이 주최하는 세계환경 행사가 서울에서 열린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의 모습은 잘 가꾸어진 녹색도시, 잘 보전된 자연환경,
그리고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우리의 금수강산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해가는 모습이라야 자연스럽다.

한강의 기적으로 고도경제 성장을 이룩한 후 개발과 보전이 잘 조화된
나라, 그안에 사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나라의 모습을 지향함이
가장 자연스러운 벗된 삶이 아닐까.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