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 정만호 < 경제부장 > ]]]


한승수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15일 자신이 "직업경제이론가"라는 점을
유달리 강조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해 이날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의 의미를 파악해줄 것을
주문했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경제부총리이자 정치인인 그에게 애시당초 물어보려던
구체적인 내용과는 다소 다른 내용이었다.

한부총리는 올해뿐만 아니라 21세기에 대비하는 장기적인 포석아래 준비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공식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행간"을 읽어줄
것을 당부했다.

경제의 어려움을 대변하듯 과천 2청사 부총리 집무실로 가는 길은 버스
파업을 우려한 자가용 홍수로 멀기만 했다.


-오랜 산고끝에 출생한 올해 경제운영계획에 대해 재계일각에선 "시시
했다". "건더기가 없는 맹탕 같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뭔가 섭섭하다는 것이지요.

<>모든 것이 선택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사람마다 견해가 다를수도 있고요.

역시 경제가 안정 기조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디다.

물론 안정정책의 메뉴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지요.

경제체질 강화를 위해서는 안정기조로 가야 한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보아
주시지요.


-사실 경제기조를 안정이냐 성장이냐의 이분법적 도식으로 나누기도
어렵지요.

기업에서도 당장 부양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지 않고 있고요.

그렇지만 안정기조를 유지한다면 물가 금리등 다른 거시경제지표도 함께
안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큽니다.

이래야만 성장률이 낮아져도 경쟁력을 유지할수 있다는 것이지요.

우선 금리부터 내려야하지 않습니까.

<>지당할 말씀입니다.

금리의 경우 정부가 (금융기관에) 금리를 내리라고 한다고해서 내려갈수는
없는 아닐까요.


-그렇다면 지준율은 내려가는 것입니까.

<>한국은행총재께서 2%가량 내린다고 말씀하셨죠.

그런 분위기로 갈 것입니다.


-지준율인하와 관련, 재경원과 이미 교감이 있다는 이야기로 들리는군요.

언제쯤 내릴수 있을까요.

<>이경식총재가 말씀한 것을 존중해야 하겠지요.

금융시장 효율화로 금융기관의 매개비용이 줄어들면 금리도 자연히 안정될
것입니다.

(부총리로서) 내놓을수 있는 메뉴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행간을 읽어주시지요.


-물가안정이 올해 경제정책의 우선과제인데요.

잡혀 나가고 있습니까.

<>그간 해마다 두자리수로 인상됐던 사립대학 등록금이 정부의 물가안정
의지에 협력, 올해는 5%정도 오를 것입니다.

공공요금도 이같은 기조에서 최대한 상승이 억제될 것이고요.

보건복지부가 서비스요금 안정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해마다 연례행사같이 인상되는 물가상승률(구조적인 인플레율)이 3.2~3.5%
에 달합니다.

올해에는 이것도 파괴하려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물가만 당초 목표를 달성하는데 그쳤지요.

<>지난해 교역조건이 그렇게 악화된데다 경기순환과정상의 하강국면까지
겹쳐 오히려 우리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백일하에 노출됐습니다.

그같은 아픔속에서 나온 대책이 바로 체질강화논리이지요.

이를 위해 안정화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결론에 달했습니다.

올해 경제정책방향도 21세기 경제도약을 위한 기틀을 잡자는데도 목적이
있습니다.

올해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발표된 경제운영계획속에는 경상수지 적자를 대폭 줄일수 있는 대책도
없는데다 특별히 경상수지 개선을 도울수 있는 외부요인도 있는 것 같지
않던데요.

별 뾰족한 대책도 없으면서 상황을 너무 낙관하는 것 아닙니까.

<>지난해 반도체값 폭락및 전년대비 에너지 수입증가분을 합하면 무려
1백85억달러에 달합니다.

이같은 사태가 없었다면 경상수지 어려움도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반도체값이야 우리가 좌지우지할수 없지요.

결국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길이 최선입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경상수지적자폭을 감축하고 중장기적으로 에너지과소비형
경제구조에서 탈피할수 있도록 도울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에너지가격을 올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당 에너지소비량이 일본의 4배, 미국의 2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결국 에너지는 비싸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할수 밖에
없습니다.

가격인상으로 실질소득이 감소되는등 어려움이 크겠지만 국민경제전체
입장에서 고에너지정책은 바람직한 선택입니다.

경제성장 둔화로 총수요가 줄어들면서 소비생활의 건전화도 이뤄져 경상
수지적자 개선에 다소 기여할 것입니다.


-금융개혁위원회가 곧 출범합니다.

은행간 합병필요성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금융기관 효율성 제고를 위한 법적인 바탕은 이미 상당부분 마련됐습니다.

6대이하 그룹의 경영참가도 허용됐고요.

금융개혁이 진행된다고 해서 금융기관이 불필요한 불안에 빠지는 것은
곤란합니다.

불확실성을 철저히 제거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또 금융개혁에 관련한 법령과 규정은 재경원이 담당하는만큼 금개위와의
협조도 잘 될 것입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산업구조 조정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습니다.

자금사정이 극도로 좋지않거나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는 그룹이 있고요.

과거와 같이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할수는 없겠지만 과잉투자등에 대해서
는 뭔가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습니까.

<>특정산업에 속한 모든 기업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산업정책측면
에서 좀더 깊숙히 보아야겠지요.

그러나 특정기업에 국한된다면 그것은 개별기업의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해서 경기가 나빠지고 성장률도 떨어지면서 경쟁기업에 비해
비능률이 심한 기업의 고통도 심각합니다.

이에대해 정부 관심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

(기업간 인수절차등)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국민경제에 보탬이 되는 방향
으로 (구조조정이)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올해 공무원이 2천명 감축되는데 그친다고 합니다.

기관형태 변경및 신규채용중단등에 의존하고 있지요.

군살빼기 의지가 약한 것 아닙니까.

<>현재 우리 공무원수가 국민 1인당 49명으로 일본(29명) 대만(36명)등에
비해 그렇게 많은 편도 아니고 복지문제등을 감안할때 획기적인 감축에
앞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다만 공무원의 증원을 최대한 억제해나갈 계획입니다.


-주식시장이 최근엔 다소 살아났지만 여전히 부양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증시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습니다.

수요기반을 확충하고 소액투자자들이 공정한 룰속에서 투자할수 있도록
여건조성에 신경을 쓸 각오입니다.


-하반기에 적극적인 경기부양대책을 내놓는등 공격적인 스케줄로 갈수
있도록 이번에 경제정책방향을 설정하면서 상당부분 참았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반기에도 인워적인 경기부양은 정말 없습니까.

<>자연법칙을 어기면 문제가 되듯이 경제도 경제원리에 따라 운영되어야
합니다.

경제체질강화를 위한 안정기조유지가 기본입장입니다.

<정리=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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