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 7월이후 20개에 가까운 신설투자신탁운용회사가 영업을 개시했다.

그러나 당초 신설투신사의 영업시작이 증시에 신규 간접투자수요를 창출하여
주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증시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별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가입후 1년간 환매금지조건에다 항상 주식편입비를 50%이상 유지시켜야 하는
표준약관 상품형태의 주식형 펀드가 새로운 자금을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
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종합주가지수 폭락으로 대부분의 주식형 수익증권이 원본을 크게
밑돌고 있다.

또 최근 일정수익률 달성시 조기 상환이 가능한 주식형 스폿펀드를 발매
하고는 있지만 주가의 대세상승 후반기에나 잘 팔리는 수익증권의 속성상
여전히 수탁고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미국증시의 경우 주식시장에 투입되는 대부분의 자금이 개인이나 법인이
투신사의 펀드에 맡긴 돈이라고 한다.

또한 투신사를 비롯한 기관들이 주식의 장기보유에 의한 투자원칙을 고수
한다.

반면 한국증시는 정보력이 어두울 수밖에 없는 개인이 여유자금이 아닌
빌린 돈으로 단기에 일확천금을 꿈꾸며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는 고질적인
병폐를 안고 있다.

앞으로 투신업이 완전 개방되면 더 많은 신설투신사와 외국계 투신사가
국내에 생길 것이다.

이제는 주식을 사려는 한국의 투자자들도 보다 멀리 내다보는 안목으로
투신사를 통한 장기 간접투자를 더 많이 고려해 보았으면 한다.

주식시장이 더 이상 단기고수익에만 집착하는 도박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증시의 체질강화와 건전화를 기대한다.

배현준 <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