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의 계절이다.

각 기업그룹에서 배출되는 승진.발탁자들을 향해 쏟아지느 스포트라이트가
뜨겁다.

그러나 그들이 받는 화려한 조명의 이면에선 소리없이 무대뒤로 사라지는
흘러가는 별들의 사연 또한 많다.

평생을 함께한 직장에서 ''명퇴''니 ''퇴임''이니하는 이름으로 물러가는
전직 샐러리맨들.

행여나 그들의 가슴이 배신의 씁쓸함으로 가득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래서일까.

요즘들어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퇴직자에 대한 관리''를 부쩍
강화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퇴직임원도 우리식구''라는 인식아래 이들을 위한 창업지원 등 다양한
''재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 LG 대우그룹등은 퇴직 임원단체를 위한 사무실까지 제공하고 있으며
아직 공식 모임이 결성돼 있지 않은 그룹들은 퇴직임원회를 만들어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려는 움직임이다.

퇴직임원들의 공식모임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는 그룹중 하나는 LG.

이 그룹은 지난 92년 퇴직임원과 현직 임원간의 정보교류와 친목도모를
위해 "LG클럽"을 개설했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 친목모임이 아닌 퇴직임원들의 "재출발의 요람"으로
자리잡았다.

서울 서초동의 부호빌딩 2-5층을 통틀어 2백여평을 쓰고 있는 이 클럽은
<>사장급으로 재직하다 퇴임한 고문들에겐 개인사무실 <>전직임원중
자문역들에겐 연락사무실 <>전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일반 퇴직 임원들에겐
공동사무실을 제공한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한국생산성본부등 전문기관에 의뢰해 창업관련 강좌를
열어주고 있다.

약 4백여명의 LG그룹 계열사 퇴직임원이 이 클럽의 회원.

그 중에서도 김종환가스고문 이휘영화재고문 백중영산전고문 하태봉유통
고문 박우만증권고문 허남목종금고문 등은 LG클럽을 거의 매일 이용하는
단골들이다.

삼성그룹은 퇴직임원 모임인 성우회말고도 퇴직임원을 위한 창업지원센터를
아예 따로 개설해 운영중이다.

서울 논현동 우정빌딩 5층에 마련된 삼성창업지원센터에선 퇴직임원들에게
창업이나 재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비서업무까지 대행해 주고 있다.

20년이상 삼성그룹 계열사에 근속한 50세이상 퇴직 임직원이면 누구나
이 센터를 1년간 이용할 수 있다.

이들은 한명당 3평 규모의 창업연구실을 배정받고 창업하려는 업종이나
품목에 대한 시장정보 등을 관계회사로부터 제공 받는다.

문서작성 은행입출금 우편발송 차서비스 등을 대행해주는 공동 비서도
곁에 있다.

대우그룹의 퇴직임원 모임인 우인회도 최근 퇴직자들을 위한 창업지원
등에 바쁘다.

지난 90년 퇴직임원간 친목도모를 위해 결성된 우인회는 현재 서울
시내에 6개의 사무실을 두고 시장조사등 창업정보를 퇴직임원들에게
제공하며 "창업 예비캠프"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 한해동안만 10여명의 퇴직임원들이 우인회를 통해 중소업체를 창업해
새출발했다고 이 모임 관계자는 설명했다.

도서출판 삶과 꿈의 대표 김용원씨(전대우경제연구소회장)가 우인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또 코오롱그룹은 퇴직임원 단체인 송죽회 회원들에게 상담역이나
고문역이란 직함을 줘 각 계열사에 경영노하우를 전수하도록 연결해
주고 있기도 하다.

이밖에 쌍용그룹은 용우회, 한화그룹은 한화회, (주)선경은 유선회,
유공은 유경회, 인천제철은 제철동우회 등을 통해 퇴직 임원들에 대한 각종
지원을 본격화하고 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퇴직임원들의 모임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은 그룹을
위해 평생을 일한 임원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 차원"이라며 "이들이
퇴직후에도 건강하고 여유있는 생활을 할수 있도록 돕는 것은 현재
직원들에게 "평생직장"이란 인식을 심어 주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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