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여행수지동향에 따르면 작년 10월말까지 해외여행
으로 나간 돈은 62억6천만달러인데 반해 외국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쓴 돈은
41억2천만달러에 그쳐 무려 21억4천만달러의 여행수지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97년 한햇동안 여행수지 적자가 74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돈으로 환산할때 약6조원 규모로 정부예산 85조원의 7%, 연간
수출액의 6.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해외여행은 우리 국민의 해외문물 습득.국제화기회 확대.삶의 질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간과할수 없다.

문제는 호화 사치관광을 일삼는 일부 몰지각한 졸부를 비롯한 부유층들의
사치여행 풍조는 근검절약을 해가며 열심히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며 국민경제를 좀먹는 망국적인 행태가 아닐수 없다.

해외여행중 세계도처에 "추악한 한국관광객"이란 인식을 남기는 관광객이
있는가 하면, 뉴욕 파리의 세일을 찾아 보석 고급의류 등 각종 고가의 사치품
구입에 수천만원씩을 쓴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라 하룻밤에 수만달러를 도박으로 날리고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우리보다 훨씬 잘 살며 여행을 즐기고 있는 미국사람이 우리나라에 와서
쓰는 1인당 여행경비는 9백37달러에 지나지않으며 독일 6백40달러 싱가포르
1천5백12달러인데 비해 우리나라사람의 1인당 여행경비는 1천6백9달러라고
하니 정상이 아닌 것 같다.

더군다나 국내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국제경쟁력이 떨어져 경상수지 적자가
무려 2백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등 우리 경제가 정말 어려운 실정에
놓여 있음을 감안할때 무분별한 해외여행및 과다한 여행경비 지출은 삼가야
하지 않을수 없다.

"내돈가지고 내가 쓰는데 무슨 참견이냐"라는 식의 망국적인 행태는 자제
되어야 할 것이다.

어려운 경제실정을 감안해서라도 이제는 체면.모방.외제선호를 과감히
버리고 합리적이며 자기분수에 맞는 건전한 소비생활을 하는 국민의식이
정착되어야 하는 시기임을 강조하지 않을수 없다.

홍승애 < 경기 성남 분당구 야탑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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