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그룹 신임회장은 6일 서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취임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그룹운영에대한 포부를 밝혔다.

정회장은 "한라그룹은 중공업이 중심이어서 그동안 거칠고 딱딱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며 "앞으로는 기업문화를 부드럽게 바꿔가는 한편
사업분야도 정보통신 금융업 등 소프트한 것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앞으로 정보통신과 금융업에 주력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모든 산업이 그동안의 중후장대에서 경박단소로 바뀌어가고 있다.

한라도 이물결에 동참해야 한다.

정보통신의 경우 국제전화사업자로 지정됐지만 역시 관련제조업에도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사업다각화 방향을 보면 역시 정보통신분야이다.

필요한 경우 기술제휴를 맺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금융의 경우 현재 창업투자회사 밖에 없는데 해외에서 외국은행을 인수
하거나 국내에 파이낸싱컴퍼니 등의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위성방송도 코리아채널의 중국어방송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올해부터 소그룹체제로 전환한 이유는.


"대외관계나 영업력의 통합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

계열사별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정보교환이 잘 안됐다.

또 대외협상력이 약하다보니 국책사업을 하지못하는 약점도 생겼다.

그룹이 현재 재계 15위권인데 여기서 더 발전하려면 국책사업을 하지
않고서는 안된다.

향후 유통.서비스부문 소그룹을 키워가는 등 사업단위별 책임경영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책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은 앞으로 정부요직에 있는 사람을
스카웃하겠다는 의미로 풀이해도 되는가.


"필요하다면 고문 영입도 고려하겠다.

우리나라에서 국책사업한다고 하면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데 우리그룹은
절대 도덕성까지 버려가면서 이 사업을 하지는 않겠다.

그룹 임직원들이 도덕적 경영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데 이를 해쳐가면서까지
할 생각은 없다"


-만도기계와 한라중공업외엔 큰 기업이 없는데.


"그룹에서 연매출이 1조원을 넘긴 기업은 작년말 현재 만도기계와
한라중공업이다.

자동차부품업의 경우 현지화가 필수적이다.

만도기계 역시 해외공장 건설과 네비게이션시스템 등 정보통신장비의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중공업의 경우 조선은 삼호조선소 등 신규투자가 많았던 만큼 빠른
시일내에 안정시키는게 급선무다.

또 LNG선 등 특수선에 집중,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것도 과제다.

중장비는 해외공장을 많이 건설하는 한편 기술개발과 현지모델 개발에
주력하겠다.

플랜트는 시멘트공장과 발전설비에서 엔지니어링 능력을 키우고
아웃소싱을 통한 원가절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인영 명예회장이 신년사에서 전라도에 군용기공장 건설의사를
비쳤는데.


"항공기 날개 제작사업은 현대우주항공으로 넘겼지만 만도기계에서
F-16의 공조시스템과 전장품을 만들어 납품하고 있다.

인공위성의 발사체 등 우주사업도 하고 있다.

항공기 조립은 장기적으로 검토해야겠지만 어차피 해야 할 사업이다"


-향후 기업경영의 슬로건은 무엇으로 정했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슬로건을 내놓을 단계는 아니다.

다만 앞으로 3년간 실질경영을 통해 내실을 꾀한다는게 목표다"


-앞으로 명예회장과의 역할 분담은.


"명예회장과 회장의 관계에 앞서 아버지와 아들 사이다.

그렇게 칼로 무 자르듯이 역할을 나누기 힘들다.

나는 주로 관리측면에서 성장해 숫자에는 밝지만 아무래도 대외사업에는
명예회장께서 잘 하신다.

앞으로도 중요한 해외사업과 신규사업에는 적극적으로 명예회장의
도움을 얻으려고 한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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