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무역적자(통관기준)는 2백3억7천9백만달러를 기록했고 경상수지
적자는 2백30억달러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무역적자와 경상적자 모두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올 경제운영방향이 물가안정과 함께 경상수지적자축소에 역점이
두어져야 한다는건 너무나 당연해졌다.

김영삼대통령이 올 경상수지적자규모를 지난해의 절반이하로 줄이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한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정부는 아직 올 경제운영목표를 공식적으로 제시하지 않았지만
소비자물가 4.5%이내, 경제성장률 6.5%안팎, 경상수지적자 1백50억달러를
전망하고 있는것 같다.

경제전망이란 글자 그대로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무역적자는 95년의 1백억6천1백만달러보다 2배이상
늘어났고 정부의 적자예상치 70억달러의 3배에 육박했다.

경상적자도 96년 하반기 경제운영방향에서 내놓았던 수정전망치
1백10억~1백20억달러의 2배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규모를 기록했다.

경제현실이 전망대로 되는건 아니지만 경제운영을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있지 않나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족한 것이었다.

지난해 전망이 터무니없이 빗나간 것으로 미루어 볼때 올해 전망도
안심할수 있는건 아니다.

경상수지적자규모의 적정성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없다.

그러나 경상수지적자가 GDP(국내총생산)의 5%를 넘는 경우 위기상황을
초래할수 있다는게 IMF(국제통화기금)의 입장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81년 6.6%를 기록한이래 15년만인 96년에
최고수준인 4.7%에 달했다.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미국은 2.1%(95년)에 그쳤다.

호주및 체제전환국가를 빼면 OECD국가중 한국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와 경쟁상대인 일본 대만 싱가포르는 경상수지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반도체가격의 폭락을 적자의 가장 큰 이유로 들수 있지만
그것이 정책실패의 면죄부일수는 없다.

올해사정도 밝지 않다.

미국 일본 개도국등 우리의 수출 주력시장의 수출수요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런가 하면 국제수지 적자요인인 고비용.저효율 구조와 과소비풍조는
쉽게 바뀌어질 것 같지 않다.

원화절하를 통해 수출을 늘리려는 발상은 바람직하지도 않거니와
이는 물가 안정과도 상충된다.

대선을 의식, 정부가 단기적 경기부양에 미련을 두면 경상적자규모의
축소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경상적자는 투자수요를 국내저축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씀씀이를 줄여 저축을 늘리지 않고 경상적자를 줄일 길은 없는 것이다.

우리의 진짜 위기는 사실상 세계최대 경상수지적자국이면서 국민들이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적자는 남의 일이지 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적자축소를 비롯 경제회생은 위기를 이겨내자는 국민적 각성과 그에
따른 각 경제주체의 행동에서만 가능하다.

경상수지적자축소는 통계숫자 풀이가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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