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에 새바람이 일고 있다.

새해부터 부산항과 인천항을 시작으로 그동안 국가가 갖고 있던 부두운영
권을 민간이 넘겨받게 되면서 항만운영에도 기업경영 마인드가 접목되기
시작한 것.

부두운영회사(TOC)제도 시행으로 국가가 운영해온데서 비롯된 항만운영의
경직성과 비효율성 등 관료적 색채가 말끔히 씻겨내려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3D업종의 대명사격으로 여겨져온 항만하역산업이 기계화 현대화로
일대 전기를 맞으면서 종전의 무겁고 어두웠던 분위기를 떨쳐내고 환경친화
적 "클린 포트"로의 탈바꿈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부산항과 인천항에서는 벌써부터 TOC마다 부두회전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앞다퉈 신형 하역기자재를 들여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자동화 전산화시스템 구축을 앞당기는 등 항만간은 물론 부두간 전례
없는 선.화주 유치경쟁이 불붙고 있다.

부산항의 경우 3부두의 TOC로 선정된 대한통운 한진 동진이 1기당 58억원
짜리 갠트리크레인 2기를 내년까지 증설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4부두 TOC인 국제통운과 동방은 3부두와 똑같은 갠트리크레인 4기를 새로
장치할 방침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3,4부두를 중소 선사들을 위한 컨테이너 전용부두로 활용
토록 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두 부두는 앞으로 하루 24시간 하역작업이 이뤄지면서 장비와 하역
효율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앙부두 앞과 2부두 사이를 매립해 선석과 야적장을 추가로 확보
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어 물량을 하나라도 더잡기 위한 TOC간 각축이
예상된다.

인천항은 TOC실시로 부산항보다 더 큰 변화물결이 일 것으로 보인다.

소금 원당 고철 부원료 등 주로 수작업에 의존해왔던 화물들이 기계하역
으로 바뀌는데다 작업단계가 줄어드는 등 야적장 운영효율과 선석회전율이
종전에 비해 2배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두별 기계화 계획도 이미 마련돼 있다.

동방 우련통운 한염해운이 TOC인 2부두는 원목 철제운반용 다목적 크레인
3기와 부원료 양하기 2기를 갖출 예정이고 세방기업 동부고속 한진이 TOC인
3부두도 철제 및 살물용 다목적 크레인 3기를 들여올 계획이다.

5부두(대한통운 선광공사)의 경우 컨테이너용 갠트리크레인 3기와 양곡양
하기 3기, 양곡 벨트컨베이어 2대를, 8부두(영진공사 대한통운 동부고속)는
고철 철제용 크레인 2기와 컨테이너 원목운반용 다목적 갠트리크레인 1기를
새로 보강할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부산항과 인천항은 TOC도입으로 대체로 연간 총 1조1천억원의 물류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역기계화와 생산성제고에 따른 시설확충효과만도 30개 선석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과 맞먹으며 선.화주와 하역회사의 항만물류비 절감액은 연간
4천9백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TOC가 전자문서교환(EDI) 등 항만종합정보망을 활용, 화물의
추적 보관 분배기능까지 수행할 경우 명실상부한 종합물류회사로 발전할
것이 기대된다.

< 김삼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