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18일의 대통령 선거는 주가에 어떤 그림을 그려놓을까.

대선주가는 단연코 새해 증시의 으뜸 화두다.

여야간에 불붙는 건곤일척의 승부에선 육박전이 벌어지기 일쑤이고
선거공약도 봇물을 이룬다.

심지어 통화정책마저 달라질 것이니 주식시장은 1년내내 정치권과 함께
뒹굴어야 한다.

경기동향과 선거전의 진행 양상에 따라 주가도 춤을 출 것이다.

파도를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희비도 갈리게 된다.

과거 대선주가를 통해 올해 대선주가에 대한 시나리오를 그려보자.


<> 87년 대선 =86년부터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주가는 대선이 낀
87년에도 상승행진을 계속했다.

수출업계에 불어닥친 3저 호황바람이 주식시장을 신나게 띄워올렸다.

연초 264에서 시작한 종합주가지수는 8월중순 500고지까지 2배 가까이
도약했다.

그러나 8월중순이후부터는 줄곧 옆걸음질 쳤다.

그동안의 주가 상승폭이 상당했던데다 군정종식과 사회안정을 둘러싼
1노3김사이의 사생결단으로 불안감이 높아진 때문이다.

12월16일 선거가 끝나자 주가는 다시 상승행진을 계속했다.

선거"악재"에 눌려있던 투자심리가 기지개를 켜면서 88년 2월에는
668까지 상승했다.


<> 92년 대선 =2월8일 연중최고치(691)를 기록했던 주가가 8월21일엔
459까지 추락했다.

경기불황이 지속된데다 3.24총선에서 국민당이 약진, 정국구도가 한층
복잡해진 때문이다.

투신사정상화 방안과 한은특융에도 불구하고 속락하던 주가는 8.24증시
부양대책을 계기로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11월초까지 686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선거(12월18일)가 임박한 11월 초순부터는 예외없이 박스권
(690-620)에 갇혔다.

결코 평온한 선거전은 없기 때문이다.

92년 대선의 경우 선거직전인 12월초부터 주가가 올라 선거후 뚜렷한
상승세는 없었다.


<> 시사점 =주가는 대선 2~4개월 전부터 주춤거렸다.

선거전이 본래 시끄러운 것이고 그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다.

또 정치권내에서 쓰이는 자금규모가 워낙 방대해 주식시장의 자금사정은
상대적으로 빈곤을 면치 못한 때문이다.

선거전에 주가가 억눌린 기간이 길수록 선거후 주가는 강한 탄력을
보인 대목도 주목된다.

악재에서 벗어난 해방감의 강도가 주가상승을 좌우한 것으로 볼수
있다.


<> 97년 대선 =경기흐름은 92년 대선 때와 비슷하다.

92년에는 경기가 12월에 바닥을 찍었고 주가는 4개월전인 8월부터
움직였다.

내년 경기회복 시점을 두고 3분기라거나 4분기라며 말들이 많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은 상반기중 바닥을 찍고 이륙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과도한 신용잔고가 정리될 것으로 보이는 2~3월이후 한차례 장이
설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여야 후보가 얼굴을 내미는 6~7월부터 대권레이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란 점.경제문제와 관련해선 눈덩이처럼 부푸는 경상수지 적자와
기업부도 같은 문제가 최대이슈로 등장할 게다.

그에 대한 정치권의 논쟁이 치열해 질수록 투자심리가 위축될 게 뻔하다.

그런 와중에 경기회복 시기가 늦춰진다면 92년처럼 주식시장이 커다란
곤경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선거전에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있고 그 기간이
길다면 선거후 주가가 탄력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점은 지난 2차례
대선에서 입증됐다.


<> 선거결과와 관계없나 =선거결과에 대한 시나리오가 가장 많고 그에
따른 호악재를 면밀히 따지는 곳이 증시다.

그러나 총선의 경우 선거결과와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다.

여소야대의 결과가 나온 지난해 4.11총선에서도 선거후 주가는 크게
올랐다.

대선의 경우 한번도 야당이 승리한 경우가 없어 예측이 어렵지만
선거결과보다 경기흐름을 더 중시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 허정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