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제원유가격은 지난해 강세에서 하향안정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석유시장의 수급여건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우선 이라크가 지난해말 석유시장에 복귀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하루 65만배럴의 추가공급요인이 발생했으며 이라크산 물량이 증가될
소지도 있다.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OPEC 산유국들도 쿼터를 어기고 증산에 나설 움직임
이다.

유럽과 일부 남미국가 등 비OPEC 산유권도 증산 계획을 세워 놓았다.

세계에너지연구센터(CGES)는 이에 따라 올해 석유공급은 지난해에 비해
하루 1백50만배럴 증가한 7천4백2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올해 수요는 7천3백70만배럴로 추정, 하루 50만배럴의 공급초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공급초과분량이 30만배럴(추정치)임을 비교하면 빠듯한 수급상황에
약간 숨통이 트일 예상이다.

올해에는 세계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수요가 왕성해질 것이나 공급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석유분석가들은 올해 유가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배럴당 최고 2달러정도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안보분석사(ESAI)는 올해 브렌트유평균가격을 배럴당 19.75달러로,
두바이유의 경우 배럴당 18.18달러로 각각 전망했다.

지난해 평균가격(11월말 기준) 20.41달러(브렌트유), 18.28달러(두바이유)와
비슷하거나 1달러정도 떨어진 것이다.

반면 미텍사코사는 올해 서부텍사스중질유(WTI) 평균가격을 지난해에 비해
약 2달러 떨어진 19.50달러선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유가의 하향안정세가 전망되지만 정치적 돌발사건 등 유가급등요인
들이 항상 잠복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금년에는 사우디의 왕정불안과 아랍.이스라엘간의 대립으로 중동정세에
다시 먹구름을 드리울수 있다.

지난해 유가가 예상외로 오름세를 탄 것도 이라크의 북부 쿠르드족거점
점령에 따른 유엔의 이라크 원유수출 연기 결정, 미국의 대이란및 리비아
제재조치, 사우디내 미군기지테러 등 정치적 변수 때문이었다.

또 지난해 유가상승요인중의 하나였던 투기자금의 유입이 올들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각국의 증시가 작년에 비해 약세장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관투자가
들이 분산투자를 위해 석유시장에 대거 진입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요컨대 유가는 다소 내림세를 보일 것이나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