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사람들의 생활패턴은 점점 서구화 고급화 편의지향쪽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최대 종합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이 25일 발표한 "''96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국민은 소득증가로 인한
생활기대치가 높아져 이같은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 93년부터 96년까지 4년간 조사한 전국 소비자조사자료를
기초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했다.

다음은 보고서의 주요내용이다.


<>서구화


"서구의 사고나 생활방식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사람이 94년에는
39%이던 것이 96년에는 43%로 다소 높아졌다.

최근 체인망을 넓혀가고 있는 서구식 외식업체 이용율은 95년 53%였으나
96년에는 58%로 1년사이에 5%포인트 증가했다.

또 양주음용율이 93년 38%에서 올해 54%로 높아지고 "온돌보다 침대가
좋다"는 사람이 93년의 37%에서 금년에는 40%로 늘어났다.

이같은 사실은 우리나라국민사이에 서구식 생활방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국인이나 외국생활에 대한 거부감"역시 감소추세에 있어서 서구화에
대한 호의적 태도를 느낄수 있다.

또한 세계 빅5모델이 국내에 상륙한 것을 대변하듯 "광고에서 외국인
모델을 보면 거부감을 느낀다"는 사람은 93년의 32%에서 96년에는 26%로
감소했다.

이와함께 "광고에 외국풍이 많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줄어들었다(93년
70%-96년 64%).


이러한 서구화에 대한 수용적 태도는 1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층에서
두드러져 라이프스타일의 세대차도 급격히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편의지향


"식사준비에 드는 시간은 적을수록 좋다"는 사람이 93년에는 34%
정도였으나 3년사이에 39%로 증가했다.

"주거환경이 좋은 곳보다는 교통이 편리한 곳에 살고 싶다"는 사람도
절반정도(45%)에 육박하고 있으며 "집을 마련하기 전에도 승용차는
있어야 한다"는 사람역시 93년 30%에서 96년에는 43%로 13%포인트나
늘어났다.

특히 여가관련 질문에서 "자연경관도 중요하지만 편의시설이 좋은 곳을
택한다"는 사람이 2명중 1명꼴(49%)로 나타났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간편주의와 편리지향성이 매우 강해지고 있음을
강력히 보여준다.

이러한 편의지향성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높게 나타나고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강해지는 경향을 띠고 있다.


<>고급화추구


"비싸더라도 무공해식품을 사먹는다"는 사람이 93년의 20%에서 96년에는
24%로 늘어났다.

"비싸더라도 이왕이면 유명상표의 물건을 산다"는 사람의 비율도 93년의
28%에서 96년에는 30%로 다소 늘어났다.

또 "음식 잘하는 집을 찾아다니며 먹는다"는 식도락가가 3명중
1명(32%)꼴로 나타났다.

"속옷도 색상이나 디자인에 신경을 쓴다"는 세련된 멋쟁이는 93년의
25%에서 96년에는 28%로 많아졌으며 "유명상표를 입어야 자신감이
생긴다"는 사람은 93년의 14%에서 96년에는 18%로 4%포인트 높아졌다.

한편 "세일기간을 이용해 주로 옷을 산다"는 사람이 93년의 61%에서
96년에는 57%로 감소, 눈길을 끈다.

이와함께 "할인기간을 이용해 제품을 구입하는 편"이라는 사람역시
94년 58%에서 96년에는 55%로 다소 줄어들었다.

이는 우리나라국민들이 이제는 가격보다는 제품과 서비스자체의 질에 대해
더 관심을 기울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고급화경향의 시장환경에 적절히 대응한 것이 바로 프리미엄소주의
등장이다.

프리미엄소주가 나온 이후, 감소추세에 있던 소주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나 94년에는 소주음용율이 71%까지 떨어졌으나 프리미엄소주가
각종 히트상품으로 선정되면서 96년에는 83%까지 증가한 사실은 우리나라
사람의 상품선호도가 품질과 서비스의 고급화로 기울어지고 있음으로
보여준다.

이같은 현상들의 이면에는 여러가지 원인들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소득의 증가로 인한 생활의 여유"가 주요한 요인이 된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는 달라질 가능성도 있으나
소득증가로 생활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은 앞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입되고 있는 서구문물과 개방화 국제화물결도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는 주요요인이 되고 있다.

여성취업률의 증가와 여성파워가 커지고 있는 것도 생활 각 부분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가족이 오히려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거나
돈못지 않게 시간의 중요성이 대두된 것 역시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나게
된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 조사방법


올해 9번째를 맞이한 제일기획의 라이프스타일조사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의 전국 5대도시에서 13-59세 남녀 6천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자들은 의식주를 비롯해 12개분야 1백58개의 라이프스타일 항목과
2백50여개의 제품및 서비스에 대해 개별면접과 설문지에 의한 2개 방식으로
조사됐다.

<이정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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