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반유통시장에 대형소매점이 크게 늘고 있다.

새로 음반유통시장에 뛰어든 대형소매점간 가격인하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기업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음반제작은 물론 유통에까지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위기상황에 내몰린 기존 도매점과 영세소매점들은 아예 문을 닫거나
전업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국내 음반유통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내최대 음반유통업체인 신나라유통의 문제로 음반유통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분간 물량소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당장 연말성수기 음반유통도 차질을 빚고 있다.


<< 대형소매점의 등장 >>


음반유통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1백평이상의 대형소매점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대표적인 대형소매점은 신나라레코드 파워스테이션 타워레코드 교보문고
영풍문고 뮤직랜드등.

이들 대형소매점 매장은 현재 14개 정도.

작게는 매장면적 100평에서 크게는 350평 규모이다.

대형소매점들의 가격인하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된 것은 지난해말부터였다.

타워레코드 명동점의 경우 가격인하경쟁을 벌인지 1년만에 인기상품의
판매가격이 15-20% 낮아졌다.

김준모 타워레코드 차장은 "음반유통시장에 참여한지 얼마 안돼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최대과제"라며 "다른 업체와의 가격인하
경쟁에서도 뒤쳐질수 없다"고 말했다.

대형소매점들은 이같은 가격메리트외에도 다양한 상품구색과 음악정보,
쾌적한 매장공간등으로 영세소매점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명동 종로 강남역 영등포등지에 몰려 있는 영세소매점들도 수수방관만
할수는 없었다.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에 밀집해 있는 영세소매점들은 타워레코드에
손님을 빼앗기자 상설할인매장으로 바꿔 고객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매상들의 단체인 한국영상음반유통업협회 송인호회장은 "지난 94년
2만개였던 소매점이 지난해에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며 "특히 주택가
소매점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인하경쟁은 소매뿐 아니라 도매유통에도 확산됐다.

올 여름 신나라레코드가 기존 가격보다 15% 싸게 소매점에 공급하면서
도매점에도 가격파괴가 시작했다.

이때문에 신나라와 도매상단체인 전국음반도매상협회가 공정거래위에
맞고소하는 갈등을 겪기도 했다.

올초부터 음반제작사의 결제조건강화로 자금압박을 받아온 일부
도매점들은 이같은 가격인하열풍에 문을 닫아야만 했다.

삼성사 동아레코드 종로레코드 한미레코드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 마디로 대형소매점의 등장이 새로운 음반유통질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 대기업진출 >>


국제음반산업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음반시장은
연 3천9백억원 규모.

규모뿐 아니라 유망한 문화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어 대기업의 관심을
끌기에 안성마춤이다.

미도파백화점이 이미 파워스테이션으로 음반유통분야에 진출했으며
삼성물산 LG 제일제당 진로 웅진등도 도소매유통업을 준비중이다.

특히 웅진그룹은 대형소매점보다 물류를 전담하는 도매유통쪽으로
준비중이다.

대부분 음반제작사업에 진출한 이들 대기업은 기존 도매점들에 물량을
공급하기 보다 자체 대형매장을 통해 유통단계를 축소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결국 대기업의 음반유통시장 진출은 매장대형화 영세소매점의 도태를
가속시킬 전망이다.


<< 신나라유통문제 >>


먼저 음반제작사들의 결제방법이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신나라문제로 인해 음반제작사들이 도매점 미수금관리에 더 신경쓸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반제작사들은 도매점의 부도등으로 최근들어 결제방법을
강화했다.

어음결제에서 현금결제로 바꾼 데다 결제기간도 한달에서 15일로
줄였다.

다음으로 신나라유통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전체음반의 25% 가량을
기존 도매점들이 소화해야 한다.

물량확보가 더 쉬워지겠지만 도매점으로서는 어려움이 더 커질수도
있다.

전보다 많은 물량을 유통시키려면 더 많은 운영자금이 필요한 데
이것이 도매점의 자금부담을 가중시킬수 있다는 것.도매점이 어떻게든
자금을 융통해 늘어난 물량을 유통시키려고 욕심을 내다보면 흑자도산할수
있다는 얘기다.

최동섭 전국음반도매상협회 사무국장은 "앞으로 음반유통시장에는
대기업이나 자금력있는 도매점들만 살아남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유통과정 >>


음반은 보통 3가지 경로로 유통된다.

<>음반제작사-도매점-소매점-소비자 <>음반제작사-대형소매점-소비자
<>음반제작사-특수영업(통신판매 방문판매 기획판매등)-소비자등이다.

도매점 소매점을 다 거치는 유통경로로 전체물량의 70%가량이 유통된다.

유통과정을 한 단계 줄인 대형소매점을 통한 공급은 아직 10%에
불과하다.

대형소매점인 파워스테이션과 타워레코드도 음반제작사에서 직접
공급받는 것과 도매점으로부터 받는 것이 비슷한 수준이다.

이밖에 도매점과 지방소매점간 물류기능을 담당하는 중간도매점이
개입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전국에 도매점은 54개,중간도매점은 100여개가 영업중이다.

도매유통은 신나라유통 대일레코드가 전체물량의 50%를 점할 정도로
소수의 도매점이 좌우하고 있다.

<장규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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