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가톨릭작가 엔도 슈사쿠 (원등주 작)는 "예수의 탄생"
"그리스도의 탄생" 등 2권의 저작으로 함마슐드상을 수상했다.

그가 크리스천들이 구세주로 믿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구디 예수와
그리스도로 분류해 기술한 것은 역사적 인물 "나자렛 예수"가 어떻게 일부
제자들에 의해 "그리스도 예수"로 받아들여지게 됐는지를 설명하는데
편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크리스천에게 나자렛 예수는 단순히 사랑을 전파한 스승으로만 인식되는
존재가 아니다.

비록 그의 생년월일이나 학력 경력등을 알수없는 사람이지만 그를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믿는데서 신앙생활이 시작된다.

그러나 당시나 지금이나 "사람의 아들"을 그리스도로 믿는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당시 유대인들은 "하느님의 이름을 망녕되이 부르지 말라"는
계명에 매여 그들의 유일신인야훼 (JHWA)의 이름마저 읽지 못할 정도로
하느님을 두려워 했다.

그후 그리스도교 신학은 사도성 바오로등의 영향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를
"참 사람이고 참 하느님"이라고 확정지었다.

엔도의 "그리스도의 탄생"은 이 믿기어려운 사상을 인간적인 차원에서
설명해 주는데 그 특징이 있다.

한마디로 그리스도교의 기본교리란 하느님이 사람과의 화해를 위해
하느님의 아들을 사람이 되게하고 십자가상의 죽음으로 인류의 원죄를
씻어주었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므로 크리스천에게 크리스마스는 "놀랍고 기쁜 사건"일 수밖에
없다.

크리스마스란 어원상 "그리스도의 미사"라는 뜻이지만 성탄일의 미사는
그래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크리스천 가정에선 크리스마스 이브, 즉 크리스마스 전야에
가족들이 모여 서로 하느님의 평화와 축복을 나누고 사랑을 다짐하며
성탄일 자정 (밤 12시)미사에 함께 가는 게 관례로 돼있다.

크리스마스 이브는 이처럼 신앙적 정신적인 축제일뿐 물질적 차원의
연례행사가 아니다.

다만 성탄의 기쁨을 서로 나누기위한 표현방법으로 선물을 교환하기도
하고 어려운 이웃을 찾기도 하는 것이다.

한때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광란의 계절"이었던 시기가 있었다.

최근엔 그같은 풍조는 사라진 반면 호텔이나 콘도 등이 만원이라는
소식이다.

크리스마스는 크리스천에겐 확실히 축제이다.

그러나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이 호화스런 행사를 갖는다는 것은
별의미없는 과소비만 되는게 아닐까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