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순조롭던 연말 자금시장이 원화환율의 급등세 영향으로 이상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17일 실시하려던 2년만기 통안증권 경쟁입찰을 24일로
연기하는 등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자금시장의 이상조짐은 지난 11일부터 나타났다.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지난 7일 연12.65%까지 상승했던 회사채
유통수익률(3년)은 지난 10일 연12.52%로 하락했으나 11일엔 다시 연12.57%로
오름세를 탔다.

그러나 이후 다시 연12.48%로 떨어졌지만 17일엔 다시 연12.55%로 뛰어
올랐다.

관계자들은 이처럼 시장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원화환율
의 급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지난 11일부터 최근까지 한국은행이 환율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
를 매각한 대신 사들인 원화가 5천억여원에 달하다보니 원화자금이 그만큼
환수되는 효과를 나타낸데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지난 13일 한은이 환매채(RP) 매각을 통해 5천억원을 빨아들이자
시장참가자들의 심리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는 것.

이런 불안감은 지난 16일 은행지준이 4천억원가량(당일 기준) 부족해지면서
심화돼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원화환율의 급등세가 본격적으로 원화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한은은 이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의 지나친 비약"이라고 치부하면서도 이날
예정됐던 2년만기 통안증권입찰을 일주일 연기하는 등 자금시장 안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증안기금에 통안증권을 중도환매해주는 형식으로 4천4백억원을 은행들에
풀어줬다.

박철 한은자금부장은 "증권사 등 제2금융기관의 채권매입여력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대신 은행고유계정의 회사채 매입이 늘고 있어 수급엔 별 문제가
없다"며 "외환시장과 원화시장의 움직임을 같이 보아가며 유동성 조절을 하고
있는 만큼 자금시장은 곧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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