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한국경제신문사는 "중기소프트웨어도서관" 개관을
기념, 12일 여의도 중진공 본부 18층 대회의실에서 "중소기업의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각계의 중소기업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한 참석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오재인 단국대경영정보학과교수가 "ERP와 바람직한 도입방안"에 대해,
김길웅 한국기업전산원대표컨설턴트가 "한국형 ERP개발과 차별화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또 한국기업전산원 SSA SAP 한국하이네트등 ERP관련업체들은 자사가 개발한
ERP솔루션을 시현했다.

오교수와 김대표의 강연요지를 싣는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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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P 도입 방안 ]]]

<> 오재인 교수 (단국대 경영정보학 ) =

경영정보학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조직의 특정 부문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모든 부문에 적용 가능한 통합정보시스템인 전사적자원관리(ERP :
enterprise resource planning)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요즘 정보산업계의 핫이슈는 ERP이다.

포천지에 따르면 ERP 시장은 매년 40% 이상씩 신장하고 있으며 올해 ERP
패키지 시장규모는 55억달러로 추정된다.

여기에 패키지 선정에서부터 구축까지를 지원하는 컨설팅시장이 패키지
시장규모의 2~4배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ERP시장 규모를 가히 짐작할수
있을 것이다.

최근 ERP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로 첫째 전산비용의 획기적인
절감을 들수 있다.

ERP를 채택할 경우 교체하는 비용이 우선은 지출되더라도 보수유지비가
크게 줄어 장기적으로 오히려 이익이다.

둘째 시장요구에 전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ERP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가령 주문이 접수되면 모든 부문에 입력돼 공장에서는 생산을 개시함과
동시에 물류부문에서는 배송준비가 진행될 수 있다.

셋째는 ERP가 리엔지니어링의 가시적인 실천수단이라는 점이다.

90년대 들어 전세계를 강타한 리엔지니어링을 통해 이상적인 프로세스를
도출했어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보기술의 부재로 실패하거나 리엔지니어링
을 추진하는 동안 기업환경의 변화로 인해 도출된 프로세스가 진부해진
경우도 많았다.

전사적으로 확대되면서도 확장성을 갖고 있는 것은 ERP의 가장 큰 특징이다.

즉 업무단위가 독립모듈로 구성되어 있어 자사 환경에 맞는 모듈들만 먼저
선택해 시스템을 구축한후 나중에 다른 모듈들을 추가해 시스템을 확장할
수 있다.

반면 전사적인 최적화를 통해 혁신이 가능한 만큼 최고경영자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전사적인 협조가 없이는 ERP를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없다.

또 ERP는 다양한 프로세스에 운용되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어 리엔지니어링
과 병행하여 도입할수 있다.

이밖에도 ERP는 외부시스템과 데이터를 호환하는 인터페이스의 제공으로
개방성이 뛰어나고 특정 업무의 조건을 충족하도록 패키지의 수정이 가능해
구현이 용이하다는 특색이 있다.

이와같이 획기적인 ERP 도입전략이 잘못 수립되면 막대한 비용만 들이고
실패로 끝나게 된다.

그래서 리엔지니어링과 관련해 도입전략들을 4가지 경우로 분류해 보고
바람직한 전략을 모색해 본다.

먼저 기존 업무처리 관행에 따라 ERP패키지를 수정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도입에 따른 교육훈련을 최소화시킬수는 있으나 패키지의 수정은
너무 많고 리엔지니어링의 효과는 거의 찾아볼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둘째로 리엔지니어링을 실시한후 이에 맞도록 ERP를 도입하는 것으로,
요구사항이 명확해져서 도입효과는 중대하나 ERP를 도입하는 것으로, 요구
사항이 명확해져서 도입효과는 증대하나 ERP패키지가 리엔지니어링을 지원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다시 조정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셋째는 리엔지니어링과 ERP도입을 병행하는 방안으로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는 있으나 장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넷째 방안은 ERP패키지에 맞춰 리엔지니어링을 추진하는 것으로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수 있으나 패키지에 따라서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위험부담이 따른다.

우리기업이 ERP를 도입할때 셋째 방안이 바람직하며 프로젝트 추진시
다음과 같은 보완전략으로 장기간이 소요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조직의 업무 표준화가 잘 돼있지 않은 경우 컨설팅사와 공동으로
리엔지니어링을 병행하면서 전사적으로 ERP 도입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도출된 혁신안들을 ERP업체가 지원이 가능한지 여부도 구분해 줘야
한다.

또 회사는 어느느업무는 커스텀화하고 어느 업무는 ERP패키지에 맞출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 전산부서는 프로토타입 개발에 필요한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
하며 이를 활용해 ERP업체는 프로토타입을 개발한다.

개발된 프로토타입을 회사가 수용하기로 결정하면 ERP업체는 시스템의
전환작업에 들어간다.

이와 병행하여 현업과 전산부서에 대한 교육이 실시돼야 함은 물론이다.

한편 ERP벤더들의 국내 진출현황을 보면, 먼저 SAP의 R/3는 12모듈에
달하는 방대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주요 사이트로는
삼성그룹, 현대전자 유진공장, 삼보컴퓨터등을 들수 있다.

오라클은 국내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50%를 점하고 있다는 강점을 십분
활용해 ERP시장에 뛰어들었으며 회계부문에 특히 강하다.

국내 주요사이트로는 LG-EDS, LG전자, 한국화약 등이 있다.

이상 두 업체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앞서 있는 Baan은
제조, 유통업 분야에 특히 강하며 한국중공업 쌍용 데이콤 포스데이타 등을
주요 사이트로 보유하고 있다.

SSA는 객체지향기술을 지원하고 중소형사이트에 강하며, 국내사이트로는
유한킴벌리 텔슨전자 삼천리기계 등이 있다.

이타 중형급 이하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ERP업체로서 QAD, Avalon,
EMS, D&BS등이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나라 ERP시장의 과제로는 첫째, 전문컨설턴트가 절대적
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꼽을수 있다.

물론 ERP도입의 초기라는 이유도 있지만 이 분야의 전문가 양성이 무엇
보다도 시급한 실정이다.

둘째로 ERP업체들은 우선 마켓리더가 되기위해 양적인 사이트의 확보에
주력한 결과 성공적인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네째, 우리기업이 개방시스템, 클라이언트서버, 객체지향기술 등과 같은
새로운 정보기술의 동향을 수용하는데 인색하다는 점이 ERP도입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데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한국형 ERP 개발 ]]]

<> 김길웅 대표 컨설턴트 (한국기업전산원) =

WTO체제 출범과 함께 세계시장이 개방되면서 모든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무한 경쟁의 치열한 소용돌이 속에 말려들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값싸고 무한히
풍부해진 컴퓨팅 파워와 정보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영혁신을
이루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산업현장의 생산활동을 돕는 실용적인 소프트웨어
수요는 폭발하고 있는 반면 전세계적으로 공급체계나 기술수준은 초기
주문생산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코코블럭 소프트웨어 기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출현한 것이 ERP(전시적자원관리)시스템이다.

산업현장에 대한 제계적인 업무지식과 이론으로 무장한 정보전문가들이
각 분야의 업무 프로세스를 분석하고 표준화한후 코모블럭과 같은 다양한
기능의 소프트웨어 모델들을 개발해 프로세스 뱅크를 구성한다.

그리고 수요 기업들은 자신의 요구에 맞는 블럭들을 조합해 맞춤복과
같은 시스템를 구축하고 전시적자원관리를 실현하는 새로운 기업정보화
방법론이다.

그러나 시대적 조류와 정보화 방법론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이런 변하에 대한 준비를 해오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아직도 국내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를 기술적인 현상으로만 인식해 산업
현장의 노하우나 프로세스 자체를 연구해 지식산업화하는데 착안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는 ERP 시스템들은 한결같이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 제품 인색이다.

그러나 외국산 제품은 우리의 산업 현장의 요구나 업무관행에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도입한 모델의 내부기능을 우리 실정에 맞게 개조하느라 수주개발
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모순에 빠지거나 문화 차이와 언어
장벽 때문에 도입해 실용화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가중
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우리경제는 과거 유일하게 풍부한 자원이었던 노동력마저 경쟁의
걸림돌이 되어감에 따라, 자본 물자 노동 3댈 생산요소 모두가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오늘날 마케팅 능력이나 경영관리기술 자체로 평가되고 있는
ERP마저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우리 기업들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의 상법 세법 노동법 기업회계기준 등 제반 법령과 상거래 관습
이나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충분히 반영한 우리 고유의 ERP시스템을 연구
개발하고 널리 보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

비록 우리가 뒤늦게 시작하지만 80년대말 ERP출현 초기에 열악한 컴퓨팅
환경을 바탕으로 섬계했던 기존 시스템들의 구조적 한계와 낡은 설계
방법론을 과감하게 버리는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다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과
소프트웨어 산업의 활력을 함께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