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단행된 LG그룹 인사의 특징은 한마디로 "성과주의"와 "발탁인사"로
요약할수 있다.

지난해에 비해 승진이 대폭 줄어든 것이 성과주의를 잘 말해준다.

LG그룹은 지난해 구본무회장의 취임과 우수한 경영성과(매출 50조원
당기순이익 1조3천억원달성)를 토대로 3백36명이라는 사상 최대규모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전자 정유 화학 반도체등 주력업종의 경기침체로
그룹전체가 큰 이익을 내지 못하자 임원승진도 작년보다 88명이나
줄어드는등 다소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CU별 업적평가에 따라 임원규모와 승진율을 철저히 차별화,
LG정보통신 전선 신용카드등 업적이 우수한 CU는 상대적으로 승진폭이 컸다.

구회장은 10일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이번 인사는 어느해보다 철저하게
성과주의에 따른 인사를 하기위해 노력했다"고 밝히고 "앞으로도 엄정한
평가에 의한 인사를 실천할 것"이라며 성과주의를 더욱 강화할 뜻임을
명확히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발탁인사.LG는 이번에 26명에 대해 조기승진및
2단계승진을 시키는 발탁인사를 실시했는데 경기부진속에서도 능력있고
열심히 뛰는 사람은 과감하게 승진시켜 재목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에 발탁된 사람중 LG텔레콤의 안병욱씨는 개인휴대통신(PCS)사업
제안서 작성책임자로, LG유통의 김건씨는 편의점사업의 혁신에 기여한
공로로 이사대우에서 상무로 2단계 승진했다.

그룹회장실 관계자는 "해외사업확대와 그룹 중장기비전인 도약 2005달성에
필요한 인재는 적극 확보한다는게 그룹의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구회장이 취임후 수시로 강조해온 "강한 경영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부하를 통한 상사평가등 다면평가제를 도입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중
하나이다.

LG그룹은 "전 임원에 대한 업적은 계수적으로 평가하고 능력과 리더십은
부하들의 의견까지 듣는 다면평가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임원중 CU장은 컨센서스미팅을 통한 업적평가와 부하직원의 면담과
설문조사를 통해, 기타 임원은 업적평가와 부하직원설문등 경영능력인성
평가를 통해 인사에 반영했다.

이밖에 한만진LG전자수석부장과 최병무LG소프트웨어수석부장을 각각
이사대우로 승진시키는등 고졸자를 임원으로 선임했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과 업적이 우수한 고졸자는 우대한다는 "학력철폐"의
새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외국인 임원을 선임한 것은 글로벌비즈니스리더로서 활동할 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를 위해 외국인임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인사기조를
반영한 것이다.

한편 이번 인사에선 구회장의 친동생인 구본준LG화학전무가 반도체전무로
이동한 것이라든지 강유식반도체부사장이 회장실부사장으로 진입한 것은
반도체를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승진이 있으면 퇴진도 있게 마련이다.

이번 인사에선 30여명의 임원이 퇴진했는데 이는 실적부진으로 상당수의
임원이 그만 둘것이라던 당초의 예상에 비해선 매우 적은 것이다.

다시 한번 뛸 기회를 준것이라는 분석이다.

퇴진 인사중엔 박수환LG상사사장 이정성금속사장 홍해준엔지니어링사장
최승락투자신탁사장 이상욱전자부품상무등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LG생활건강CU장을 그만둔 최영재사장은 사장직은 유지한채 유학을
떠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낙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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