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균 <연합기계할부금융 사장>


중국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다.

당대의 명망가인 맹자의 내방을 영접하면서 위의 양혜왕이 "노선생께서
천리를 마다않고 오셨으니 장차 우리나라에 큰 "이"를 주실수 있으시겠지요
"라고 했다.

이에 맹자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왕께서는 왜 하필 "이"를 말씀하십니까.

오로지 "인과 의"가 있을 따름입니"

맹자는 이어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여러 사례를 들며 "왕께서 만일 "의"를 뒤로 하고 "이"를 앞세운다면
다 뺏지 않고는 만족하지 않으실 것입니다"라고 했다.

21세기를 준비하는 이 절박한 시대에 무슨 뚱딴지같은 맹자의 인의론인가.

"이익극대화"를 금과옥조로 삼아 국경없는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을 짜내는데도 역부족인 판국에.. 그렇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한번 되돌아보자."이익"만을 강조해온 우리 사회의
오늘날의 모습이 과연 어떠한가.

개인이기주의가 집단이기주의로 확산되고 황금만능주의에 사회정의는
간곳 없고 도덕과 윤리는 타락하고 있다.

장관 선생님 예술인 목사 자선사업가 전직대통령까지 법정에 서고
있다는게 현실이다.

미친 버스의 앞을 가로막아 수많은 인명을 구한 어느 택시운전사가
부상으로 입원한채 생활비와 치료비가 없어 볼모로 병원에 잡혀 한숨짓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는 사회,이러고서야 누가 정의에 앞장서겠는가.

노사협의에서 좀 양보하면 "사꾸라"로,패배자로 몰아붙인다.

자기출신지에 턱없이 많은 예산을 끌어올수록 애향심이 강한 사람으로
추켜세우고 장애인학교 쓰레기소각장 건설을 결사저지한 마을부녀회를
칭찬하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가치전도의 착각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남"은,"국가전체"는 죽든 말든 "나"만, 소집단인 "우리"만
잘되겠다는 이기주의적 악덕이 아니고 무엇인가.

효도를 한답시고 남의집 고기를 훔쳐다 부모님 밥상에 올린다면,"나"만
생각하는 것이 "이"라면 "남"과 같이 "공존공생"또는 "선공후사"하는
정신이 "인의"라고 할것이다.

맹자의 "인의사상"을 되새기고 실천할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0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