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내릴까"

유가자유화 시대를 맞는 소비자들의 기대다.

"자유화=경쟁=가격인하"라는 등식에 익숙해져있으니 이 정도 기대는 당연
하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지난 94년엔 정유업계가 벌인 가격인하전의 재미도 봤다.

이젠 정부 통제가격이 풀리니 석유류의 "가격파괴"까지도 예상해 보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기대가 큰 만큼 정유사들의 부담도 커져 간다.

내리기는 커녕 대폭 인상해도 모자랄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자유화가 된다고 해서 선뜻 "더 많은" 손해를 보겠다고
나서는 업체는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팔수록 손해보는 가격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사실 업계는 그동안에도 마진을 현실화해 달라는 요구를 계속해 왔다.

그때마다 정부는 "여유있는 정유회사가 좀 참으라"는 식이었다.

휘발유를 예로 들면 이달 중순께 교통세가 20% 인상돼 리터당 814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년전과 비교하면 무려 34.3%가 오른 가격이다.

이 가운데 정유사에 돌아오는 이익은 208원인 공장도가격의 13%인 27원.

소비자가격의 3.3%만이 정유사의 마진인 셈이다.

그렇다고 인하가능성이 전혀 없는건 아니다.

그동안 가격이 묶여있어 행동에 제약을 받아온 일부 후발업체들이 가격
인하로 선공하는 경우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어느 경우든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석유류인
만큼 가격결정에 있어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인상이든 인하든 "대폭"은 없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