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판매의 20%를 좌우한다"

자동차업계의 통설이다.

80년대중반 현대자동차는 처음으로 "소나타"를 내놓았다.

판매실적은 별로 신통치 않았다.

"소나 타는 차"라는 농담반 진담반 얘기가 나돌면서 차의 이미지가
좋지않았던 게 큰 요인이었다.

그래서 영어알파벳은 그대로 둔채 한글이름만 "쏘나타"로 바꿨다.

쏘나타는 지금 중형차의 대명사가 되어 있다.

이는 브랜드의 중요성을 알리는 단적인 사례다.

시장세분화와 개방확대가 가속화됨에 따라 브랜드마케팅의 중요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브랜드네이밍회사인 인터브랜드코리아의 김성제사장은 브랜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제품의 생산기술이나 성능은 거의 엇비슷해지고 있다.

성능만으로 제품을 차별화하기가 예전만큼 쉽지 않다.

따라서 이제는 브랜드에서 제품의 차별화, 판매의 차별화를 찾아야 한다"

브랜드 효과와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브랜드가 문장형으로 길어지고 있는 점이다.

식품과 음료상품에 특히 많다.

"달콤한 겨울홍시" "시원한 겨울배" "내건강에 겨울배"...

소위 신토불이형 브랜드들이다.

국내최초의 브랜드네이밍회사인 인피니트의 박영미이사는 "외제수입품이
범람하자 그 반작용으로 순수한 국산품임을 강조하기위해 이런 이름들이
유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입개방에 맞서 우리문화와 생활에 맞는 이름을 지으려는 풍토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전에는 2~3음절로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편한 브랜드가 유행했었다.

둘째는 "스트레이트 네이밍"추세가 강한 것이다.

이는 제품의 성능이나 특징을 브랜드로 사용, 브랜드만 봐도 어떤
제품인지를 알게 해주는 브랜드이다.

주로 가전제품에 많다.

"잠잠청소기" "싱싱나라냉장고" "싹싹이" "팡팡세탁기" 등 무척 많다.

셋째는 숫자가 들어가는 브랜드가 부쩍 많아지고 있는 현상이다.

"LG25" "레몬15" "다이어트700" "남양3.4" 등은 제품성분이나 가격을
브랜드에서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신세대를 겨냥한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최근 브랜드
마케팅의 새로운 일면이다.

의류와 화장품에 이런 브랜드가 많다.

X세대를 끌어당기려는 의도가 강한 "티피코시(내 방식대로 산다)" "레쎄스
(X세대가 되자)" "X-Zone" "OX" 등이 이 부류에 속한다.

김성제사장은 이같은 브랜드네이밍추세가 결코 바람직하지만은 않다고
지적한다.

당장에는 소비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식상해질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좋은 브랜드가 되려면 국제화 세계화이미지가 있어야 하며 어느나라에서나
부르기 쉬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나라에서 문화적 마찰이 없어야 하는 것도 중요한 브랜드네이밍
요소이다.

국제화측면에서 다소 문제가 있는 브랜드로는 "아모레"와 "골드스타"를
들수 있다.

아모레는 유럽일부에서 "돈을 주고 사랑을 하는 매춘"의 의미로 쓰인다.

골드스타는 미국에서 "전몰장병"의 뜻을 갖고 있다.

브랜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브랜드네이밍전문업체에 제품작명을 의뢰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90년대초까지만 해도 메이커나 광고회사가 브랜드를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3~4년전부터 브랜드네이밍업체에 작명을 의뢰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고 박영미이사는 말한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5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