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이라는 경영환경의 변화에따라 한국기업의 경영시스템도 이에
부응하는 변화를 겪고 있다.

대표적 변화의 하나가 연공제(연공제)로 부터 능력 또는 직무중심
임금체계인 연봉제로의 전환시도이다.

이는 성과가 반영되지 않은 임금체계의 경우 능력주의를 지향하는
신인사제도에 걸맞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87년 이후 급속한 임금상승이 이뤄졌다.

임금코스트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개개종업원의 업적과 임금을 연계해야
한다는 발상 및 화이트 칼라계층의 생산성여부가 기업의 성패를 가름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연봉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실적으로 우수한 인력 확보가 어려워졌고 승진적체가 심화됨에
따라 새로운 임금제도의 모색이 불가피해진것도 기업들로 하여금 연봉제를
적극 검토하게 했다.

개인의 능력 및 실적과 공헌도를 평가,계약에 의해 년간임금액을
결정하는 연봉제 도입을 시도하는 기업이 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과 인사관리 관행이 유사한 일본에서 1969년 처음 연봉제를 도입한
기업은 소니였다.

그 이후 계속증가해 연봉제도입 기업의 비중이 83년의 5.4%에서 93년에는
10.0%로 늘었다.

한국의 기업보다 앞서 연봉제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일본기업의 연봉제
도입환경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국제화, 업무의 다양화, 능력에 따른 공정성추구라는 종업원의 가치변화,
전문인력비중이 높아지게된 산업구조의 고도화등이 일본업계에 연봉제확산을
가져온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정황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비슷해 연봉제 도입의 논의가
있어왔으나 시작은 능력주의 임금이라는 관점보다는 급속히 높아지는
임금인상을 조절하고자 하는데서 비롯됐다.

이같은 측면에서 지난 92년에 도입된 총액임금제가 변칙적이기는 하지만
그 효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총액임금제는 정부의 임금정책 일환으로 제시됐던 것으로 연봉제
도입은 IBM, 시티 뱅크, 쉘 퍼시픽등 미국과 유럽계기업에서 실시되었을뿐
국내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강해 연봉제를 도입한 기업에의 국내기명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난 93년부터 점차 높아진 능력주의 인사관리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면서 두산그룹이 93년말 과장급이상 전관리자에 연봉제를 실시했다.

국내업계에도 이를 시작으로 점차 연봉제 도입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그러나 구미(구미)에서 뿌리내려진 연봉제가 도입됐기 때문에 한국의
풍토에 적응할수 있을것인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것 같다.

우선 구미의 경우 임금에 대한 발상이 극히 단순하다.

복잡한 임금체계가 없는 것이다.

이는 임금이란 근로에 대한 댓가라는 인식하에 임금을 생계비와 연계하는
발상이 거의 없었다는데서 결과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러한 발상의 차이가 연봉제운영에 걸림돌이
될수 있다.

실제로 연봉제를 도입한 기업의 경우를 보더라도 생계비적 수당항목을
위시한 각종수당이 부가돼 순수한 의미에서의 연봉제를 실시한다고 할수
없다.

직무급및 성과급등을 절충한 형태라고 할수 있는 것이다.

구미에서는 화이트 칼라와 불루 칼라의 구분이 뚜렷하고 화이트 칼라의
경우에도 시간외수당대상자(non-exempn)와 시간외수당 비대상자(exempn)를
구분해 각기 다른 임금형태에 대한 대상직종이 제도에 따라 어느정도
구분되고 기준이 상세하게 규정돼 있어 연봉제 적용대상이 정리돼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대상자와 비대상자에 대한 구분이 없고 포괄적
개념의 두루뭉실한 규정에 의해 연봉제대상자를 경영층이 임의로 결정하거나
단체교섭에 의존하고 있다.

연봉제도입과 관련해 또하나 지적되야할 사항은 임금관리에서 요구되는
공정성 적정성 합리성의 원칙들이 구미국가의 경우 확립돼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이로인해 임금관리와 관련, 사용자에 대한 불신이가시지 않고 있는게
현실이다.

특히 연봉제의 성패는 공정한 업적평가에 좌우된다.

실제 노사가 서로 공정성을 신뢰할수 있을 업적평가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못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연봉제도입을 위한 기반은 무엇이며 어떤점에 유의해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 먼저 종업원으로 하여금 연봉제에 대한 올바른인식과 이에
따른 컨센서스 빌딩(consensus buliding)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 연후에 적용대상을 선정하고 납득할수 있는 신뢰성있는 업적평가
시스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능력주의 인사관리에 익숙치못한 여건에서는 더욱
그렇다.

연봉제가 기득권을 침해한다든지 종래보다 불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과 피해의식을 종업원들이 갖지 않도록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극단적으로 연봉제하에서는 매년 연봉액수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해외
연봉액수를 부당하게 낮게해 자연스러운 퇴직을 웃도 할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줄수있는게 사실이다.

따라서 공정한 평가시스템구축이 필요한것이다.

연봉제와 관련해 또하나 해결해야 할 과제는 우리나라 근로기준법과
관련되는 부분이다.

연장근로수당과 관련해 할 임금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의 산정원칙
퇴직금에 있어서의 월 30일 평균임금액의 산정, 임금의 정기지급원칙에
따른 연봉제의 월할 또는 주할과 관련된 문제, 관행적으로 임금적 성격을
갖고 있는 상여금문제등 고려해야할 수많은 과제가 제기될수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은 적용대상항목에 따라 평균임금과
통상임금으로 이원화(이원화)돼 더욱 복잡하다.

우리나라 임금체계및 임금형태를 능력주의 임금체제로 전화하기 위한
대전제로서 이번 노사관계법개정을 통해 서둘러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바탕위에서 자의적인 운영이 방지되고 엄격하고 공정한 운영이
이뤄진 연봉제 도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을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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