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지만 품목에 따라
각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있는 품목도 적지않다.

선진국보다 대부분 개도국에서 기록한 시장점유율 1위이긴 하나 신흥시장
개척이라는 측면에서 무역업계는 고무적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미국 프랑스 호주 중국 러시아 남아공등
16개 주요수출을 대상으로 국산품의 시장점유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개도국시장에선 적게는 4~5개,많게는 10여개 품목이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등 선진국시장에서도 1~2개 품목은 점유율 수위를 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라별로 보면 미국에서는 전자레인지, 프랑스에서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수세미, 호주에서 폴리에스터 직물, 네덜란드에선 양말등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인도에서는 폴리프로필렌 동합금등 9개 품목, 러시아에서는 전자레인지
PC모니터등 4개 품목, 헝가리에서는 낚시용품 컬러TV등 3개 품목,
아르헨티나에서는 TV브라운관 세탁기등 4개 품목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품별로는 전자제품이 특히 많아 전자레인지의 경우 러시아 남아공
미국등지에서, 컬러TV는 이집트 남아공 아르헨티나 헝가리에서 한국산이
가장 잘 팔리는 품목으로 손꼽혔다.

국별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이 전자제품에서 유난히 많은 것은 전자업체들이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의 돌파구로 중국 동남아 동유럽등 개도국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자제품에선 한 회사 제품이 국별 점유율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외에 모니터를 세계시장 점유율 1위
품목으로 키웠다.

또 팩시밀리는 영국에서,컬러TV와 전자레인지는 헝가리에서 각각 수위에
올라있다.

삼성은 이외에도 중국에서 노래방TV, 러시아지역에선 바이오TV라는 특화된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있다.

해외수출브랜드를 골드스타에서 "LG"로 바꾼 LG전자는 지역별 차별화전
략으로 동남아TV시장에서 랭킹 1위였던 일본의 마쓰시타를 제쳤다.

LG의 컬러TV는 동남아외에 이집트등 9개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이 회사의 에어컨은 헝가리등 10여개국에서 가장 잘팔리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으며 세탁기는 러시아에서 특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우는 선택적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선.후진국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펴 필립스사를 통해 납품하고 있는 전자레인지의 경우
유럽시장 점유율을 16%까지 끌어올렸다.

대우는 또 지난해 50만대의 공기방울세탁기를 수출해 물량에서
세계최대 세탁기 수출업체인 월풀사를 앞질렀다.

이외에도 대우제품은 컬러TV가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각각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VTR는 브라질, 소형냉장고는 일본에서 수위에 올라있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