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진전을 위한 압박카드인가 아니면 실질적인 결렬인가"

포커사 공동인수를 위한 국내 항공업계의 컨소시엄 구성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돌출한 네덜란드측의 협상결렬선언에 대해 관련업계가 진의
파악에 나섰다.

삼성항공측이 "협상결렬은 아니다"라고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단 협상진전을 위한 압박카드용이란 분석이 많다.

국내 컨소시엄 구성문제가 지지부진한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기다리다 못한 네덜란드정부가 충격요법을 쓴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압박용이던 아니던 포커사 인수문제가 "발 등의 불"로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네덜란드정부가 포커사를 지탱하기가 힘들어 조만간 인수파트너를 구하지
못하는 한 청산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포커사는 지난 3월 파산한 이후에도 수주잔량으로 계속 공장을 돌려왔지만
최근엔 이마저 바닥난 상태여서 확실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는한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몰려있다.

포커사의 관리인단은 그동안 "확실한 인수자가 나타나면 포커사는 다시
정상화된다"며 현재 2천만달러를 형성하고 있는 1백인승 중형항공기의
가격을 1천5백만~1천6백만달러까지 낮춰 덤핑수주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포커사의 경영정상화에 회의적인 하청업체들이 잇달아 이탈하는
것도 네덜란드측을 곤란하게 만든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쇼츠 봄바르디에 DASA 등 하청업체들은 경영정상화에 대한 가시적인
계획이 없는 한 더 이상 납품하기는 곤란하다는 뜻을 최근 포커측에
강력히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3월 파산 이후 고급인력들이 이탈한데다
포커사의 기종이 별다른 경쟁력이 없어 인수 자체에 실익이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않아 포커사 인수문제가 완전 무산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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