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화학산업을 21세기 유망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개발지원체제를 확립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각종 지원금을 확대하는 동시에 기반연구시설을
확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통상산업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제22회 "신산업
발전 민관협력회의" 정밀화학부문 회의에서는 국내 정밀화학 산업이 여전히
저부가가치 원재료 위주의 수출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제기와
함께 이를 타개하기 위한 민간 기술 학계 정부의 협력체제 구축이
시급하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특히 생산업체 관계자들은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위한 정부의 장기적인 플랜제시가 시급하다는 제안을
많이 했다.

이에 대해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은 분야별 연구조합결성을 유도하는 등
지원을 확대해 2000년대초 선진국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토론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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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윤 통산부장관 =먼저 정밀화학산업의 경쟁력을 점검해보겠습니다.

수출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 안준식 안바상사사장 =t당 7백~8백달러 이하의 중저가 제품은 중국이나
대만 인도 등에 밀리고 있고 2천~3천달러 정도되는 특화성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어중간한 위치이지요.

그나마 생산업체들이 내수시장 위주의 판매관행에 젖어있어 해외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이 특화제품을 그대로 수입하고 있어 국내
정밀화학 업체들의 경쟁력이 더욱 약화되고 있습니다.

생산업체들은 세계 일류기업들의 품목리스트와 포장방법 그리고 제품스펙
등을 벤치마킹해 전 부문의 품질수준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정부도 완제품 수입은 막아줘야 합니다.

<> 정수영 솔하교역사장 =과거에는 원료만 수출하던 세계 일류메이커들이
이제는 완제품으로 우리의 수출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바이엘과 훽스트가 통합된 거대회사인 다이스타의 경우 이미 빠른 속도로
세계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세계적인 업체들이 아시아지역에 합작공장을 앞다퉈 건설하고
있습니다.

인도와 중국 말레이시아 시장에는 바스프 등의 업체들이 벌써 현지 공장을
지어 완제품을 공급하고 있고요.

여기다 후발국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도 태국 등의 경쟁업체와 비교할 때 우리 업계는 이미 품질과
가격면에서 우위를 잃었습니다.

거기에다 애프터서비스의 질도 낮아서 문제입니다.

바이어의 불만사항을 받아도 현장 파견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 박장관 =정부는 정밀화학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 김동수 통산부수출과장 =아직 기술과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제값을
못받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내 업계는 지난해 미국에 약 1천4백만달러어치의 항생제를 수출했습니다.

그러나 일반제제는 수출못하고 원재 위주로 팔고있지요.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의 수출이 대부분이었다는 얘깁니다.

화장품의 경우는 미국에 7백28만달러어치, 홍콩에는 1천만달러어치를
팔았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현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미국은 교포대상으로, 홍콩은 중국에 재수출하기 위한 중간단계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화장품에서도 가격면에서는 개도국에 밀리고 품질면에서는 선진국을
못 따라가는 현상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박장관 =경쟁력의 핵심이랄 수 있는 기술문제를 짚어보도록 하죠.

기술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어느 정도인가요.

<> 안정호 성균관대교수(고분자공학과) =특화상품인 친환경성 제품을
생산하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완제품형 정밀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이 친환경성 제품을
만들려는 의지가 적은 상태입니다.

그래봐야 비용만 더 든다는 판단 때문이지요.

환경친화성이 떨어지는 저가제품이라도 기능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친환경성 제품은 내수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 필요성은 느껴도 자연히 생산을 않게 되는 겁니다.

또 국내 환경규제도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공해물질에 대한
것이 대부분일 뿐 제품 사용시에 나타나는 문제에 대한 규제가 없는
상태이니 꼭 생산할 필요도 없지요.

그러나 선진국에선 접착제 도료 페인트 등 신제품은 친환경성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정부가 앞으로 친환경성 완제품을 일정 수준 이상 만들도록 의무화하고
지원도 해주는 플랜을 제시하지 않으면 수출경쟁력이 있는 제품이 나오기가
어렵게 돼있습니다.

<> 진정일 고려대교수(화학과) =국내 정밀화학 기술수준은 분야에 따라
선진국의 15~7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고부가가치 특화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해야할 것으로 봅니다.

특히 우수한 기술인력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정밀화학산업을 단순히 화학산업의 일부분으로만 보는 기존의
시각을 버리는 의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정밀화학산업이 없으면 반도체사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화학으로만 보고 있기 때문에 자꾸 그 연관성을 잊어버리는 것이지요.

정밀화학은 또 지식산업으로 봐주어야 합니다.

모든 걸 다 만들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 이영철 생산기술연구원화학공정연구팀장 =선진국은 고부가가치제품과
환경친화적 제품 개발에 치중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아직 수입되는
제품을 모방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기반도 제대로 안돼있는 상태입니다.

제품을 개발해도 유저테스트 테크니컬서비스를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본적으로 시장이 좁은 것도 문제이고요.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터를 예로 들면 국내 시장이 1천억원
규모이지만 전부 수입되고 있습니다.

애써 개발할 의욕이 줄어들 수 밖에요.

실험실에선 되지만 대량생산하려고 보면 실험실에서 생각지 못했던 일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에 개별 기업으로선 어렵습니다.

정부나 출연연구소에서 개별기업의 실험실 수준의 합성을 스케일업하는
노력을 해주어야 합니다.

<> 한장섭 통산부산업기술개발과장 =정부는 정밀화학 기술개발을 위해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자금부문에서 보면 생물산업실용화기술을 포함, 중기거점기술개발사업에
정부 5백30억원 민간 4백70억원 등 2000년까지 모두 1천억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별도로 3년 안팎으로 개발가능성이 보이는 사업에 대해서는 공통핵심
애로기술 개발사업자금으로 추가 지원할 예정입니다.

정밀화학뿐 아니라 이런 연구를 통해 성공한 기술에 대해서는 20억원까지
사업화와 실용화를 지원키로 했습니다.

선진국형 환경친화성 제품 개발을 위해 청정기술개발 사업지원 부문에
대해 내년에 1백20억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선 민간부문의 협조도 많이 필요합니다.

<> 박장관 =정밀화학 분야에서는 21세기 환경을 상정하고 발전전략을
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생산업체 입장에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해야할 일들을 어떤 것이라고
보고 있나요.

<> 김찬욱 이수화학사장 =이수화학은 현재 매출액 대비 5% 수준인
정밀화학 비중을 10년내에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정밀화학이 아니고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현재의 기술투자로는 승산이 적습니다.

이수화학의 경우 매출액의 1~2%해봤자 60억원밖에 안됩니다.

일본의 시바가이기의 경우 2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니 비교가 안됩니다.

정부가 기술자금지원을 대폭 확대해주어야 합니다.

직접적인 지원이 어려우면 장기저리의 대출방식으로라도 도와주어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게 인력문제입니다.

지금도 병역특례혜택을 주고는 있지만 50인 이하의 중소기업엔 2명밖에
혜택이 돌아가지 않으니 인재를 확보할 길이 없습니다.

일본의 경우 2차대전 때는 이공계통은 군입대를 면제해주었지요.

<> 김완주 한미정밀화학사장 =한미정밀화학은 주로 의약품원료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안바상사의 안사장께서 국내 정밀화학제품은 t당 2천~3천달러짜리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씀하셨지만 저희 회사제품은 1천배 가량 비싼 것입니다.

보통 kg당 2천~3천달러에 판매하고 있으니까요.

내년부터 본격 생산을 계획중인 항암제 택솔의 경우는 kg당 무려 1백만
달러입니다.

정밀화학 제품은 이렇게 부가가치가 높은 겁니다.

한미정밀화학은 설립초기부터 전문화를 목표로 세파계 항생제만 개발
생산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는 수출이 약 50% 정도 성장했고 금년에도 35%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에도 약 60% 정도의 성장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 박장관 =애로는 없습니까.

건의할 것이라든가.

<> 김 한미정밀화학사장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매출액이 수조원에 달하는 대기업들과 수백억원짜리 중소기업의 역할은
분명히 달라야합니다.

대기업들이 정밀화학이라면 무조건 항생제만 생산하려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일부 기업은 가격을 덤핑해 국내 제품의 수출가격을 떨어뜨려 놓기도
합니다.

대기업 답게 장기적인 전망과 기초원료와의 수급사정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정부에 건의할 것은 의약분야 지원을 늘려달라는 겁니다.

통산부의 정책을 보면 항상 의약분야가 빠져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술개발지원과제 가운데 2000년까지 중점 기술개발 대상분야에
도료 염.안료 등은 들어있지만 의약 농약 향료 화장품 식품 등은 모두
빠져있습니다.

소관부처의 문제라면 넓은 시야를 갖고 지원책을 강구해야할 것 같습니다.

<> 김용구 한화사장 =한화는 지난 76년 "카프"라는 살충제 원료를 처음
합성해 내놓으면서 정밀화학에 진출했습니다.

지금은 농약원재 염료중간체 유화첨가제 의약원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앞으로 의약사업을 주력사업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덕산센트럴이란 제약회사를 인수해 진출 기반을 닦아놓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계획을 완성하기 위해서 바뀌어야 할 것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투자에 대한 제약요인이 너무 많아 경쟁력을 빠른 시일내에 올리지
못하는게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수도권지역에 공장을 갖고 있는 업체는 공업배치법에 따라
신증설이 어렵게 돼있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새 장소에 공장을 설립할 때는 중국 등
신흥공장에 비해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화학회사를 합작해 세우는데 드는 비용을 비교해보니
한국의 30~40%밖에 되지 않더군요.

정부가 신물질창출 등 정밀화학분야 기술개발에 많은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 장문호 과기처연구개발조정관 =정밀화학은 지난 10여년간 과기처의
중요한 연구개발 지원분야였습니다.

과기처는 이제 미래 지향적인 원천기술 개발 등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기타 응용 내지 개발기술분야는 유관부처로 이관되는 추세입니다.

과기처는 정밀화학분야에 대해선 연구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인력 연구비 연구기반시설 등이지요.

스크린센터 안전센터 등에 지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출연연구소인 화학연구소의 역할을 확대해 보유기술을 무상양허한다든지
창업지원센터를 만들어 연구개발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 박장관 =정밀화학은 잠재력이 무한한 유망산업인 만큼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민간기업과 기술 학계 정부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습니다.

정밀화학을 21세기 수출유망산업으로 육성하기위해 정부의 지원을
확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정리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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