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디자이너라는 직업, 25세란 어린 나이, 이화여대 졸업생, 일찌감치
자기사업을 벌이고 있는 젊은 사장.

임수정씨에 대한 대략적인 프로필을 훑으며 상상한 모습은 세련되고 당찬
신세대여성의 모습이었다.

CF에서 톡 튀어나온듯한 화려하면서 거침없는 캐리어우먼.

그러나 매장에서 옷을 정리하고 있는 임수정씨의 모습은 의외로 소박하고
단아했다.

단정하게 올려붙인 머리, 깔끔한 갈색 코트, 옅은 화장.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녀의 단아한 이미지는 더욱 확실해졌다.

조용조용한 목소리, 침착한 태도.

사교성이 없고 혼자있기를 좋아한다는 본인의 말대로 그녀는 떠들썩한
"호인"보다는 자기세계안에 웅크린 "달팽이"에 더 가까웠다.

"업무상 사람만나는 일이 제일 힘들다"

"작업실에서 혼자 디자인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말들은 그녀가
왜 자신에게 비춰진 과도한 관심에 어색해하는지 설명해주었다.

그녀의 취미도 성격에 맞게 음악감상.

60~70년대 록음악부터 클래식, 국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장르를
섭렵하고 있다고 한다.

또 가끔 지방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돌아보는 여행을 간다.

시골길을 무작정 걸으며 시골아낙들이 걸친 옷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한다.

"옛것에서 흐르는 아련한 분위기가 좋아요.

약간 곰팡내가 나는 듯하고 구수하기도 한 그런 느낌 있잖아요"

그녀 자신이 과거에의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한 옷신령의 복고적 분위기는
영원할 듯 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