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은 얼굴상품인 "맥심"커피의 향 맛 포장을 바꾼 "뉴맥심"을
내놓았다.

16년만이다.

올해 초 취임한 김용언사장이 내놓은 첫 작품이기도 하다.

김사장이 커피의 생명인 향기와 맛을 바꾸는 모험을 감행한 셈이다.

"소비자층이 점차 젊어지고 취향도 조금씩 바뀌면서 커피에 대한 기호도
변하고 있습니다"

김사장은 뉴맥심이 기존 애호가들의 입맛과 신세대주부들의 기호를 조화
시킨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들어 부쩍 치열해진 국내 경쟁상황도 뉴맥심을 내놓게된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최초의 커피회사로 커피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해온 "막강동서"라지만
부쩍 늘어난 경쟁사들의 광고 판촉활동을 그냥 지나칠수만은 없었다.

더욱이 동서는 업계에서 "시장조사에 유달리 강하다"는 평을 들어온 회사다.

그 장기를 바탕으로 치밀한 사전조사끝에 새 향과 맛을 새 용기에 담아
내놓은 것이다.

동서는 또다른 대표상품 "맥스웰"도 내년초에는 맛과 향을 개선할 예정이다.

이 모든 것이 김사장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김사장은 업계에서 손꼽히는 마케팅전문가다.

지난 79년 업무부장으로 처음 동서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에도 줄곧 전쟁터
와 같다는 영업일선에서 뛰어왔다.

동서의 맥심은 국내 수위브랜드 자리를 놓친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세계 최대의 식품회사인 다국적기업 네슬레가 인스턴트커피시장에서 수위를
달리지 못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

김사장의 영업력이 얼마나 탄탄한가를 가늠할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김사장은 평소 "개개인이 제몫을 다하자"고 말한다.

신인사제도 도입으로 자신의 이같은 지론을 또다시 실천할 계획이다.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실적으로 평가하는 책임경영제를 뼈대로 한 제도이다.

전문가를 별도로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사장은 지휘관으로 분류하자면 용장보다는 덕장에 가깝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그의 차분하면서도 치밀한 경영스타일이 새상품으로 무장한 "동서"호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주목된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