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4년말께 직원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여가를 선용하기 위해
"삼성제일병원 (구 제일병원) 산악회"가 발족됐다.

이듬해 3월 제1차 등산목표로 "유명한 산"을 가자하여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유명산을 선택했다.

우리병원에서는 첫 등반이라 직원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아 버스 2대가
동원됐다.

"제일병원산악회"라는 이름이 새겨진 노란 등산모자를 나눠 쓰고 유명산
아래턱부터 등산을 시작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배낭
가득히 먹을 것을 채워가지고 올라가자니 처음에는 가벼워서 "그까짓 것"
했지만 올라갈수록 많은 회원들이 힘겨워했다.

또 3월인데도 서울과 달리 유명산은 군데군데 눈이 남아 미끄러운 탓에
더욱 그랬다.

지금 생각컨대 버스안에서 오락을 하고 서로 협동해 정상에 오르고
조별로 둘러앉아 밥과 찌개를 끓여먹었던 첫번째 산행이 가장 기억에
뚜렷하다.

또 첫등반 이후 다른 어떤 취미활동도 등산만큼 협동과 친목을
도모할수는 없다는 생각이 자리잡혔다.

병원직원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나 각기 전문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직원상호간에 인사가 별로 없던 터였다.

그러나 첫산행을 다녀온후 서로 반갑게 진심에서 우러나는 인사를 주고
받게 됐다.

두번째 산행은 더욱 성황을 이뤄 오봉산을 다녀왔고 이때는 재미가
붙어서인지 준비물도 완벽하게 갖췄다.

등산 경험이 생기고 산행에 대한 욕심이 자라 이듬해인 86년에는
1박2일의 일정으로 설악산 대청봉을 갔고 이어 제주도에 갔다.

호사다마였을까.

3월임에도 10년만의 폭설로 백록담에 올라갈수 없었다.

몇년후 일기가 쾌청해 여름 한라산 백록담을 구경하고 그때의 아쉬움을
달랠수 있게 됐다.

삼성제일병원산악회가 발족한지 어언 11년이 지나 전국의 명산들을
한두번씩 다녀오게 됐다.

해가 갈수록 고속도로 국도의 교통정체가 심해지고 버스대여비도
상승하자 요즘은 서울 근교의 도봉산 북한산 수락산 관악산 등을 찾는다.

산악회 정규회원은 60명 가량으로 이현우 (산부인과) 박종택 (산부인과)
임웅철 (마취과) 안종범 (전산실) 정철 (기획팀) 박정애 (원무과)씨 등이
감초격으로 산행에 어김없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