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환위험을 헤지(회피)하려는 수요가 몰려
장외 선물환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환율예측에 실패해 막대한 환차익을 올릴 기회를 놓쳐 버린 국내 수출
업체들도 선물환시장에 대거 뛰어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외국계은행과 국내수출업체들을 중심으로 장외 선물환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장외 선물환시장의 경우 그동안 하루평균 1천만달러-5천만달러 수준의
거래규모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들어 1억달러이상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2.4분기의 장내선물환거래규모인 2천1백만달러,
3.4분기의 1천4백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한국산업은행 외화자금실의 조진현수석딜러는 "서울외환시장의 환율변동
체계가 잦은 등락을 거듭, 외국계은행을 중심으로 환리스크를 커버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데다 국내기업들도 선물환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계은행의 경우 원화하락에 따른 자본금의 실질가치가 계속 떨어짐에
따라 자본금의 일부를 장외선물환시장을 통해 거래하고 있다.

시티은행 서울지점의 경우 이달초 장외 선물환거래를 통해 4억달러가량의
자본금을 헤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체이스맨하탄 내셔널웨스트민스터 홍콩샹하이 아멕스은행등 대다수의
외국계은행들도 1-2억달러 수준의 선물환을 장외에서 거래했다.

외국계은행인 S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장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선물환
거래의 기한은 2-3년"이라며 "장외거래의 경우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장내시장의 여러가지 제약들을 배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환율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국내 투신사들도 장외 선물환거래를
활용하는 추세이다.

이달초 러시아및 동구권 채권투자를 위해 서울외환시장에서 각각 1억달러를
조달한 한국투자신탁과 국민투자신탁도 선물환거래를 통해 환리스크를
커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종합상사들을 중심으로 국내주요기업들도 선물환시장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특히 올들어 국내환율의 급하락을 예측하지 못하고 보유달러를 일찍 매각한
수출업체들이 뒤늦게 선물환시장에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올 상반기 환율급락과정에서 상당액의 환차손을 입은 LG상사의 경우 지금
까지 그룹차원에서 자제해온 선물환거래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LG화학등 일부계열사들은 이미 장외선물환시장을 통해 상당한
액수의 외화자금을 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1억달러가량의 선물환을 장외에서 소화시킨 삼성물산 국제금융부의
유호석과장은 "그룹내부적으로 내년도 환율을 8백10원선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선물환거래를 늘려가는 추세"라며 "특히 장기선물환의 거래가 가능
한데다 공격적 딜링을 펼수 있다는 점에서 장외거래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주)대우 유공등 수출결제대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도 내년
선물환거래규모를 2억달러 수준으로 상향조정해 놓고 있다.

<조일훈기자>


<<< 장외 선물환거래 >>>

환율변동으로 야기되는 환리스크를 덜기 위해 장외에서 이뤄지는 외환거래.

선물환거래는 외환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일정한 기일이 지난뒤 특정한
날에 외환을 결제하기로 약정하는 거래로 약정된 결제일까지는 매매쌍방의
결제가 보류된다는 점에서 현물환거래와 구별된다.

선물환거래는 적극적인 의미에서 환차익을 기대하기 위해 환투기수단을
이용되기도 한다.

여기에서 <장외>의 의미는 외환거래가 금융결제원을 통하지 않고 은행과
은행간, 은행과 고객간 직거래된다는 뜻이다.

현행 외국환운용심의회 규정은 장내선물환거래를 1년이하로 정해 놓고
있으나 장외거래는 거래기간의 제한이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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