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터진 막가파 사건이 불행하게도 또 행형제도와 사회에 대해 불만을
표출시킨다.

자본주의는 경제발전과 자유가 보장되는 대신 그 일반적인 부작용으로
많은 범죄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연간 약 4천억 달러를 지불하는 미국이다.

공산주의가 망했지만 그 평균적 빈곤과 자유의 제한이 남녀노소
마약천국이던 중국을 건져놓았다.

그러나 범죄 때문에 체제를 바꿀수는 없다.

3년전 한국 형사정책연구원 주최 국제학술대회에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휠킨스교수"는 각 나라의 경제정책과 형사정책이 상호 밀접한
관련이 있고 구금률과 상위 5%에 속하는 소득계층에 귀속되는 소득액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결국, 부의 집중현상이 두드러진 나라일수록 구금률이 높았는 데 이는
상류층 사람들에게 높은 수준의 보상을 할 필요가 있는 나라들에서는
범죄자들을 준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범죄라는 위험한 투자로 얻어질 이익과 손해(비용)를 비교, 이익이
클때 범죄를 결행한다는 것이 형법학적 가설이다.

여기서 우선 윌킨스교수가 언급한 경제정책측면에서 범죄와의 상관관계를
우리 현실에 적용, 조명해 보는 것도 필요하리라 본다.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경제력이 집중되고 중소기업정책은 소홀히해
왔고 89년 현재 우리나라 상위 5% 인구가 전국 사유지의 약65%를 과점하고,
금융자산 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5만명에 불과하고 상위 20% 인구의
소득액도 전체의 40%이상을 차지한다.

새로 시행되는 금융자산 종합과세와 이번 상속법 개정안도 소득재분배를
오히려 후퇴시키는 내용이라고 재경원과 여당2, 야당1의원이 주장할 정도로
사회통합 부재의 수구적 정책발상이다.

상대적으로 절대 빈곤층은 96년 1월 현재 22만6천명의 생활보호대상자의
의료 보험대상자 174만명을 합쳐도 전체인구의 7.1%에 해당한다.

삶의 질지수는 GNP지수와 큰 괴리를(최근 공보처 조사로는 우리의 삶의
질은 선진국의 50%수준)보이고 있고, 94년도 행정학회주최 국제대회에서
당시 연세대학교 안병영교수는 역대 대통령은 물론 현재 김대통령까지도
성장과 분배는 양립할 수 없다는 이분법적 시각에서 성장에 치우치고 분배와
복지문제는 정책적 관심을 크게 기울이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내가 만난 기소르망 교수(파리 행정대학원)은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성장과 분배는 동시에 몰아야 할 한마리 토끼"라고 분명히 강조한 것을
기억한다.

최근(94년) 대검찰청 통계를 보면 약44만건(인구 약1백명에 1건)의
형사범죄, 약122만건의 특별법범 2,400여건의 살인 6,500건 이상의 강도
5,600건 이상의 성폭행이 발생하고 있고, 치안본부 추산으로는 94년 현재
연간 약16조8,000억원(사회비용 약10조원, 교통사고범 약4조2,000억원,
경찰예산액 약2조6,000억원 포함)의 범죄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 고비용은 대체로 지식인, 정경유착,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문화,
예술분야의 불법행위와 비윤리성, 일부 언론등의 퇴폐향락조장, 교육 등
제도의 헛점, 20~30조원의 지하경제, 졸부의 과소비 형태등의 천문학적인
정치, 사회, 경제적 비용과 윗물과 아랫물, 불신사회의 비용은 포함되지
못한 약점을 갖고 있다.

그러면 삶의 질개선의 최우선 과제인 97년 범죄예방적 비용은 어떠한가.

건전청소년육성예산 약4,660억원(21.8%증가), 사회복지 예산은 겨우
13.7% 증가한 약3조2,000억원(선진국은 전체예산의 약29%), 경찰예산은
11.3% 증가한 약 3조6,000억원, 특히 교도소예산도 11.7% 증가한 4,700억원
등으로 법무 및 검찰 약 3조5,000억원을 포함한 범죄예방적 투입예산
신청규모는 약12조원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중소기업예산 각15.7% 증가한
약1조3,000억원)

범죄예방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고 보는 교도소예산의 경우 갱생보호
사업비는 겨우 38억7,000만원으로 전년대비 11.5%나 감액되고 교도잡업운영
관리비와 직업훈련비, 작업시설보완비, 작업비 등이 포함되는 사업비는
전년대비 4.5% 증가한 345억원, 소년원생 수용, 교육활동 등 분야에도
44억7,000만원으로 12.8% 증가에 그치고 있다.

이런 예산은 수용시설부족과 기능교육부실 등으로 교도소내에서
재범자를 양산한다는 계속된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국정최고 책임자 및 예산당국과 국회는 범죄관련예산에 대해서 일대
발상전환을 해야하고 제로베이스에서 성장의 부작용을 최소화 해야한다.

그것이 앞으로 남고 뒤고 밑지지 않는 지속 가능한 생명하치 중심사회
개발의 범죄비용의 경제학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