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지난 10일 고위당정회의에서 노동관계법 개정을 내년으로
미루지 않고 금년 정기국회에서 마무리짓기로 한 것은 적절한 결단으로
평가된다.

본란에서도 여러번 지적했듯이 노동관계법 개정은 국가경쟁력강화와
국민전체의 이익을 위해 더이상 미룰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모든 쟁점에 대한 노.사의 이해와 입장, 그리고 그것이 국가경제에
미친 영향등은 지난 6개월간에 걸친 노사관계개혁위원회의 논의과정에서
이미 분명히 드러난 상황이다.

노개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복수노조허용, 노조전임자 급여,
정리해고.변형근로제 도입 등 미합의 쟁점은 더이상 논의해봐야 노사간
합의를 기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것이 솔직한 우리의 판단이다.

때문에 정부가 이같은 이해대립을 국가경제차원에서 조성해주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이 정부가나서서 법개정을 추진할
최적기라고해야 할 것이다.

특히 당초 정부의 연내 개정약속이행은 물론 국제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이나 국제노동기구(ILO)와의 관계등을 생각할 때, 그리고 내년이
대통령선거의 해임을 감안할 때 정부가 연내에 노동관계법개정을 매듭짓기로
한 것은 문민정부의 개혁의지를 재확인시켜주는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정부가 마련할 개정안이 미합의 쟁점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알수 없지만 노개위 공익위원안을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와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노동법개정의 2대 원칙을 조화시켜
국민전체체의 이익이 보장될 수 있는 개정안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쓸데없이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다가 알맹이 없는 빈껍데기의 형식적인
범개정이 돼서는 안하느니만 못하다.

정부가 법개정 작업을 주도하게 되자 법외노동단체인 민주노총이 이미
장외투쟁에 나섰고 한국노총도 조만간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야권도 노사합의가 전제되지 않는 한 노동관계법개정 심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정부내에서도 마찰음이 들리고 있어 개정안이
최종 확정되기까지는 적잖은 장애가 예상된다.

그러나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개혁을 국정운영의 최대과제로 삼고있는
문민정부라면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국정운영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 정부가 앞으로 노사가 아닌, 국민을 상대로 법개정안의
내용을 홍보하겠다는 자세는 올바른 방향설정으로 보여진다.

그동안 모든 장점이 충분히 논의된 만큼 정부가 법개정의 기본정신만
견지해준다면 정부안을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수 있다고 본다.

노사양측은 그동안 노개위 토의과정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하고
또 반영한만큼 정부의 법개정노력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

특히 노동부가 정부의 개정안이 나오지도 전에 반대를 위한 장외투쟁부터
벌인다는 것은 도무지 말이 안된다.

이해가 팽팽히 맞서 결말이 나지 않을때는 조금 미흡한 결과에 대해서도
흔쾌히 승복할줄 아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칙임을 노사 모두가 상기해줬으면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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