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신용카드로 보석 모피 등 고가사치품을 사들이거나 카지노에서
수만달러의 외화를 낭비해온 해외 과소비범이 검찰에 적발됐다.

또 국세청은 이러한 과소비범에 대해 특별세무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한다.

오퍼상 외국어학원장 중소기업체사장들 뿐만 아니라 대학교수 도의회의원
등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와 부유층 자제들이 포함되어 있어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한다.

검찰 수사결과 이들은 해외카지노에서 한번에 5만~7만달러를 탕진하거나
숙박비로만 1억6,000만원을 쓴 사람도 있고 2,000만~3,000만원짜리 시계나
수천만원짜리 보석도 닥치는대로 구입했다고 한다.

얼마전 KDI가 올해 우리나라 GDP 성장률을 당초목표 7.5%에서 6.8%로 하향
조정하고 적자는 188억달러로 늘려 잡고 있으며 저축률이 투자율을 밑돌고
있다는 등의 경제사정 악화가 보도되었다.

경기 침체에 수출부진까지 겹친 어려움속에서 과소비가 이렇게 판을 치니
정말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수 없다.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이들이 쓰는 돈의 규모는 일반국민 수십명이 쓰는
정도와 맞먹기 때문에 아무리 "일부"라고 해도 그 파장은 클수 밖에 없다.

세계가 좁아지고 시야가 넓어지는 요즘 해외여행 자체를 문제삼거나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실을 잊지는 말아야 한다.

우리보다 훨씬 잘사는 나라 국민들도 우리처럼 마구잡이로 쓰는 일은 없다.

그들은 우리보다 더 "구두쇠"이며 더 "노랑이"일지도 모른다.

헤픈 씀씀이를 조금씩 줄임으로써 정말로 잘사는 나라, 선진국민이 되자.

김호원 <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