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의 물결이 집안에까지 밀려들고 있다.

90년대 들면서 사무공간뿐 아니라 주거공간에도 조명제어와 무인경비
시스템 등의 정보기술(IT)이 동원되고 있다.

"스마트하우스"를 꾸미려는 정보통신 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

이달 30일 입주가 시작되는 서울 송파구 잠실역 근처의 주상복합건물인
시그마타워.

한라건설이 지은 지상 30층의 이 건물은 스마트하우스에 근접해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4가구가 들어설 이 곳에는 위성방송 송수신 장치, 부엌에서 일을 하며
방송이나 문밖을 볼 수 있는 TV도어폰, 수도와 전기 소비량을 원격
검침하는 시스템, 무인경비시스템 등이 입주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미 건설협회가 이름 붙인 스마트하우스는 국내에서는 홈자동화(HA)로
얘기돼왔다.

지난 88년 올림픽을 위해 지은 올림픽 훼미리아파트 4,800여가구에
도입된 기술이 국내 HA의 원조.

이후 감시카메라, 자동커텐, 공기순환장치 등 보다 쾌적함과 편안함을
주기위한 요소기술들이 꾸준히 나왔다.

최근에는 지문과 음성인식을 비롯 손바닥과 눈의 망막패턴까지 감지하는
기술들이 미래 주거공간의 방문자 인식장치로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술 대부분은 개별적으로 공급됐지 시스템적으로
활용된 사례가 거의 없다"(현대전자 신광섭 HA부문 과장).

돈이 많이 들어서다.

겨우 1~2년전부터 무인경비와 원격검침시스템이 주상복합건물이나
고급아파트를 중심으로 깔리면서 초보단계의 시스템화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무인경비시스템은 가스누출 등 비상상황발생시 관리실이나 주인의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음성으로 상황을 알려준다.

국내에서 시스템화된 스마트하우스는 노인을 위한 실버주택과 같은
특화된 시장에서 먼저 활성화 될 가능성이 크다.

비디오 도어폰 전문업체인 한국통신(주)은 내년 7월 완공될 경기도
고양시의 미당실버를 포함, 5곳에서 자사의 스마트하우스시스템이 깔린
실버하우스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집에서 쓰는 수돗물 양의 변화 등을 감지, 건강상태를
체크해 병원 등에 즉각 통보할 수 있도록 한다.

스마트하우스 기술은 최근들어 정보 및 통신기능이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전자와 삼성전자는 아파트관리실의 공지사항을 TV시청중에도
볼 수 있는 화상자막기를 내놓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집근처에서 휴대폰처럼 쓸 수 있는 900 무선전화기를
결합, 통신기능을 높인 비디오도어폰을 내년부터 공급키로 했다.

특히 현대전자는 T1(1.544 Mbps)급의 전용선을 아파트 단지까지
끌고와서 이를 LAN(구역내통신망)을 통해 희망가구에 분배, 인터넷
등을 고속으로 즐기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으로 3곳과 접촉중이다.

정보 및 통신기능을 제대로 갖춘 주택은 세계 소프트웨어업계의
황제 빌게이츠가 5,000만달러를 투입, 올해말 완성하는 그의 자택이
될 것이다.

방문자는 전자핀을 꽂고 집안을 돌아 다니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영상과 음악을 자동으로 시청하게 된다.

주인과 방문 예정자의 기호정보를 담은 서버가 설치되기 때문이다.

원하는 정보도 인터넷 등에 연결돼 집안 어디에서든지 쉽게 얻을
수 있다.

밖이 어둑 어둑해지면 전등이 켜지고 TV가 켜지면 조명이 약간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스마트하우스는 홈쇼핑 원격교육 및 의료 등 다양한 정보서비스를
손끝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을 때 제기능을 할 것"(노원기 삼성전자
주택설비사업팀 부장)으로 보인다.

스마트하우스 시대는 사회의 정보인프라와 함께 발전하면서 열린다는
얘기이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5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