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전경련회관 대회의실에서 "기업해외투자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박태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과 이한구 대우
경제연구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해외직접투자가 산업공동화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시장원리에 입각해 기업들의 자유로운 투자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의 주제발표내용을 요약소개한다.

< 편집자 >

=====================================================================


<< 해외투자와 산업구조 고도화 >>

90년대 들어 세계경제는 사회주의 몰락과 정보.통신의 발달, 세계적인
관세.비관세 장벽의 축소 등으로 단일 시장경제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따라 기업에는 세계시장을 상대로 한 무한경쟁시대에 맞는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이 요구된다.

특히 우리 기업들로서는 해외직접투자를 더욱 활성화해갈 필요가 있다.

즉 세계경제의 상호의존성 증대와 지역 블록화 심화 등을 감안할때
해외직접투자를 통해 시장선점 혹은 개척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또 부족한 자원의 안정적 공급선을 확보하고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약화된 국내산업의 대외경쟁력을 보완하는 한편 국내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서도 해외 직접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이와함께 OECD가입에 따라 예상되는 외자유입에 따른 경제운용상의
부담을 해외직접투자 활성화를 통해 자본의 해외유출을 촉진함으로써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 우리의 해외투자가 전기 전자 자동차 등 수출주력업종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투자성격도 "현지화"함에 따라 해외투자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과거와는 다른 양태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우선 부정적 효과로는 자본재 및 원부자재에 대한 수출촉진효과의
감소, 해외생산체제의 정착에 따른 역수입 증가, 국내기술기반의 상대적
약화가 우려된다.

또한 단순생산직 인력에 대한 수요감소와 이에따른 전문고급인력과의
임금격차 증가 등 양극화 구조도 발생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기업의 글로벌화에 따른 본사 핵심기능인력의 확대 강화, 관련
전문서비스 직종에 대한 수요 증가 및 이에따른 노동인력의 고급화가
기대된다.

더욱이 기술획득형 투자를 통한 첨단기술 습득 및 경영자본 축적과
이의 국내경제에의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우리의 해외직접투자는 범세계적 경쟁구도라는 새로운 국제경제
환경하에 기업의 존립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며, 이로 인한 부작용은
해외투자가 억제되었을 경우 야기될 수 있는 문제에 비해 오히려 경미하다.

따라서 해외투자와 관련된 정부정책의 목표는 해외직접투자에 존재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산업구조 고도화를 촉진하는 데 두어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현재 해외투자정책에서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주요 제도를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다.

우선 98년 폐지할 예정인 자기자금조달비율 등 해외투자규제는 국내투자
감소와 현지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소지가 있으므로 조속히 폐지되어야
한다.

특히 투자지역과 업종 등에 대한 판단은 기업에 맡기되, 특히 개도국에
대한 투자는 최소한 산업공동화의 우려가 적으므로 적극 권장해야 한다.

투자지원제도는 기업의 해외투자활동에 대한 조사 정례화 등 체계적이고
연속성 있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외협력 문제에 있어서는 주요 지역별 교류기금을 설치하여 운영하되,
특히 OECD가입 이후 본격화될 공적개발원조(ODA)를 해외투자 및 투자지역의
다변화와 연계하여 운영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해외직접투자가 급증하는 요인과 산업공동화가 되는 요인은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국내의 고비용-저효율 구조,
지나친 정부의 개입이나 정책의 일관성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최종재 시장은 빠른 속도로 개방되는데 생산요소시장(노동력 자금
행정 서비스 등)의 자유화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에 국내영업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는 공통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해외투자를 인위적으로 규제하는 정책보다는 국내 투자여건을
개선하고 고용흡수력이 높으면서 장래성 있는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일본 기업들처럼 국내와 해외의 생산간에 보완이나 협력이 많이
이루어지도록 세심한 노력을 해야 장기적으로 볼때 국내에서의 여론도
좋고, 해외에서도 현지인에 의한 경영권 탈취위험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