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의 중의원 총선에서 회심의 승리를 거둔 야망가 하시모토씨가
선거로 표출된 민의를 어떻게 해석하여 정책의 방향을 잡느냐는 일본
자체는 물론 최소한 아시아의 운명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 기로가 될
것이다.

대러 승전, 한반도 병탄, 대륙 침략, 태평양전의 도발과 패망 그리고
경제대국 도약으 긴 20세기를 이제 일본이 마감하고 21세기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총리의 비젼이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자민당이 과반선에 못미쳐도 제1야당 신진당을 큰차로 압박, 집권당의
지위를 다졌을뿐 아니라 숙적 오자와(소택일용)를 꺾은 개인 하시모토의
전도 또한 양양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500석중 단독정부 안전의식을 최소 260에서 300이라고 볼때
하시모토가 당장 떠안은 부담부터 만만치 않다.

사민및 사키가케의 최악의 패배로 3당 계속연정은 곤란해졌고 신선한
이미지의 민주당은 하토야마나 간의 차기 야심이 버티고 있으니 지조를
값싸게 팔것같지 않은 형세다.

그렇다면 자민에서 파생된 156석 획득의 신진당을 뒤흔들어 옛
동료들을 재영입해가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대안이란 분석이다.

더구나 3년여 일정계에서 킹메이커 역량을 과시해온 오자와가 킹메이커
역량을 과시해온 오좌와가 패배책임을 당수직 사임으로 결행할 공산이
크기에 더 그렇다.

그러나 여기서 일본이나 아시아 장래를 위해 깊은 생각을 해봐야 한다.

만일 우익보수 영합으로 기염을 뿜은 하시모모로 자민당 과반을
확보했다.

정통구식정치의 태자라는 오자와 신진당의 집권이 실현됐다고 가정할때
일본앞에 펼쳐질 전도는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그 대답이 타국의 시각에서만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총선서 표로 나타난 일본국민의 집약된 의사 역시 그래선
안된다는 노파심을 담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유족회를 비롯, 하시모토 지지기반의 핵심이 군국인본을 동경하는
보수강경인 것은 사실이되 다른 선량한 일본 양심의 바람은 보다 성숙된
새 모국임을 읽을수 있다.

표의 행방에서 자민당이 농촌-소도시에서 강했음은 예상돼로지만,
중-대도시의 지식-중산층에선 새정치 표방 신생민주당과 유일야당을 자처한
공산당 지지율이 높았나는 사실이 눈에 띈다.

이는 강경 보수화 경향, 구정치 타락상 지속, 사회당의 혁신성 퇴색등에
대한 불만이 우회 표출됐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이에 최대징표는 전후 최하인 59%의 투표율이다.

이를 누가 집권해도 상관없다는 부국국민의 정치 무관심이라 치부하면
실수다.

그보다는 경제수준과 동떨어진 일본정치 행태에 대한 뿌리깊은 실망
반발이라 봄이 현실에 가깝다.

나아가 감언이설에 능한 오자와류보다 재정적자 누적속에 3% 소비세를
5%로 인상함이 불가피함을 정면 설득한 하시모토가 득을 보았다는 지적에
주목할 가치가 있다.

역설적으로 그런 그이기에 우리가 그에 거는 기대는 크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릴지 모르는 일본정치의 보수화를 이 시점에서
일단계 전위-승화시켜 평화 번영의 진정한 아시아 지도국으로 이끌
금도를 그만이 가졌다는 믿음을 버리고 싶지 않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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