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서울에어쇼가 21일 개막된다.

처음으로 개최되는 국제규모의 에어쇼를 성공적으로 치러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주국방력과
국제적 위상을 세우려는 업계와 정부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이대원회장
(삼성항공 부회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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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사람 = 심상민 <산업1부 기자>]


-서울에어쇼의 개최 의의를 설명해주시지요.


<> 이대원회장 =사람은 누구나 하늘에 대한 동경과 날고자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지요.

그런 면에서 이번 에어쇼는 우선 온 국민의 "축제의 장"이 될 것입니다.

동시에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에어쇼의 가장 큰 목적은 항공우주기술의 교류입니다.

국내 기업과 해외 유수참가 업체와의 비즈니스를 활성화해서 국내
항공우주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게다가 각국의 정부 군 고위관계자와 업계 총수들이 대거 참석하지
않습니까.

우리의 국가적 위상도 자연히 올라가겠지요.


-에어쇼에는 어떤 업체들이 참가한답니까.


<> 이회장 =한국에서는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 등 79개 회사가
참가합니다.

해외에서는 미국 러시아 독일 등 21개 나라에서 참가하는데 회사수로는
무려 2백17개나 됩니다.


-레이더의 성능이 단연 돋보인다는 프랑스의 라팔전투기나 89년 미국의
파나마 침공때 등장한 이래 한대도 격추된 일이 없다는 "보이지 않는
비행기" F-117스텔스기 등도 선보인다면서요.


<> 이회장 =그렇습니다.

그밖에도 미국 공군의 주력기 F-18A전투기나 러시아가 자랑하는 수호이
SU-37기 등의 차세대 전투기들도 소개됩니다.

정말이지 다시없는 구경겨리가 될 거예요.


-서울 에어쇼에서 어느 정도나 이익이 남을 걸로 보십니까.


<> 이회장 =한국관광공사는 벌써 서울에어쇼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판촉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에어쇼 특수"를 노린 거죠.

참관 인원은 2백만명 쯤 될 것 같은데 입장료만으로도 70억원 정도의
행사비용은 넉근히 빠질 것 같아요.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대단히 고맙게 여기고 있습니다.

에어쇼 기간중에는 해외업체들과의 상담도 활발할 듯 합니다.

똑부러지게 말할 순 없지만 수십억달러 어치는 되지 않을까요.


-해외업체 중에는 한국의 중형항공기 사업에 관심을 표명하는 회사도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중 중형기사업이 무산된 경위를 좀 설명해 주시죠.


<> 이회장 =한국의 중형항공기 사업은 지난 93년 정부가 항공산업 육성
기본계획의 주요과제로 지정하면서 본격화했죠.

그러다 역시 이에 관심을 갖고있던 중국과 94년에 공동으로 추진키로
합의했고요.

그런데 지난해 12월 갑자기 기존 합의를 깨고 중국이 사업을 주도하고
최종조립장과 합작회사도 중국에 위치해야 한다는 새로운 주장을
들고나온 겁니다.

그렇게 여섯달을 끌다 결국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지요.


-그럼 앞으로 중형항공기 사업은 어떻게 될까요.


<> 이회장 =정부는 지금 중형기를 개발하기 위해 해외 선진업체와의
협력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중형항공기 사업과 삼성항공의 네덜란드 포커사 인수설과는 관련이
있나요.


<> 이회장 =포커사 인수는 민간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겁니다.

그렇지만 정부도 삼성과 포커사와의 공동개발 가능성을 고려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포커사 인수협상은 어느정도나 진전된 상태인가요.


<> 이회장 =포커사 인수건은 지난 6월 네덜란드 수상이 방한했을 때
제의를 받았어요.

현재 인수조건을 놓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인수가 결정된다면 포커사의 기술을 바탕으로 1백20석급 중형기를
공동개발할 계획이구요.


-굳이 포커사를 인수해서 중형기를 개발할 필요가 있나요.


<> 이회장 =포커의 기존 마케팅경험과 기술능력을 활용하면 보다 빨리
중형기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포커의 F70 F100 등 항공기의 기체부품을 우리가 생산하면 양산을
통한 이익이 있지요.

선진기술도 쉽게 습득할 수 있고 값비싼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구요.

네덜란드 측의 지원도 받을 수 있을테니 사업리스크도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정부가 추진하려 하는 공군 차세대전투기(FX)사업도 이번 에어쇼에
참여한 해외업체들의 커다란 관심사 중의 하나입니다.

미국의 F-15E 프랑스의 라팔 러시아의 수호이 영국 등의 유로파이터가
물망에 오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업계는 어떤 기종을 원하나요.


<> 이회장 =제 생각으론 미국이 생산하는 F-15E를 택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정부가 이미 추진하고 있는 한국 전투기사업(KPF)의 일환으로
민간은 이미 미국의 기술을 채용한 F-16기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예요.

차세대 전투기사업은 중형기 개발사업과 함께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
발전의 양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거죠.그래서 한국전투기사업의 연장선 상에서
출발해야 해요.

개발 프로그램의 단절은 인력과 시설의 낭비를 초래합니다.


-한국 전투기사업(KPF)은 지금까지 제대로 추진돼 왔다고 보시나요.


<> 이회장 =물론입니다.

지금까지 국내 1백개 업체가 참여하고 삼성항공에서 최종 조립해
공군에 인도한 F-16기는 수십대에 이르고 있습니다.

한국전투기사업으로 우리 공군력이 증강된 것은 물론 항공산업 기반의
확충과 기술능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됐어요.

무엇보다도 이를 계기로 우리도 독자적인 항공기 개발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 큰 성과입니다.


-최근 이웃인 일본 대만 등에서는 이미 자체 전투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에 비한다면 우리 항공우주산업의 수준은 다른 분야에 비해 꽤
뒤진 셈인데요.


<> 이회장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GNP 4천5백억달러로 세계 11위였습니다.

우리 방위비 규모는 세계 7위권이고요.

하지만 우리 항공우주산업은 아직 세계 20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낙후된 항공우주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요.


<> 이회장 =우리 정부도 항공우주산업을 국가산업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기존 항공업체들을 통폐합해서 국가대표급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스라엘 대만 인도 등 대부분 후발국들이 이런 정책을 취하고 있고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도 마찬가지예요.

합병을 통한 산업구조조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군항공기를 지속적으로 구매하고 군수품에 대한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시설대여나 보조금지급 대출보증 등의 도움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구요.


-항공우주산업은 21세기 주도산업이자 자주국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각국간 경쟁도 매우 치열하지요.

우리 항공우주산업의 앞날을 어떻게 보십니까.


<> 이회장 =매우 밝습니다.

지난해 세계 항공우주 시장규모는 약 3천억달러 정도고 2005년에는
약 7천억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특히 한국을 중심으로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은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수요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늘어나고 있어요.

물론 지난해 우리 항공산업은 수출 3억달러에 수입 20억달러를 기록해
단일품목으로 가장 큰 무역적자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말했지만 수요가 무궁무진하고 기술개발력도 충분해서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봐요.

조만간 세계 산업의 판도가 분명히 바뀔겁니다.

정부의 육성의지도 분명하지 않습니까.

이번 에어쇼를 보면 알 수 있잖아요.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