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채가 조심조심 보옥의 옷을 벗기면서 보니 보옥은 그 동안 정신이
온전치 못한 가운데 제대로 먹지를 못했는지 어깨와 가슴이 앙상한
편이었다.

보채는 다시금 마음이 아파오면서, 자신이 지니고 있는 금의 인연의
힘으로 보옥의 정신과 몸이 나아진다면 어떤 희생이라도 치르겠다고
다짐하였다.

지금은 보옥이 꿈속에서도 대옥을 찾고 있는 형편이긴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보옥도 보채 자기의 사랑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라 여겨졌다.

그런데 당장 내일 아침이면 신부가 대옥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옥이
알게 될 텐데 보채는 그 사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우선은 두렵고
답답하기만 하였다.

그래서 보채의 어머니 설부인은 어찌해서든지 혼인 초야에 신랑과
교합하는 일에 성공해야만 한다고 보채에게 당부한 것인지도 몰랐다.

보채가 보옥의 상의를 다 벗기고 하의를 하나하나 벗기면서 아랫도리의
형편을 더듬어 감촉해보니 허벅지 살도 탄력을 잃어 물렁물렁하고
사타구니의 물건도 시원치가 않은 듯했다.

이래 가지고는 오늘밤 교합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남자와 몸을 섞은 경험이 없는 보채로서는 어떻게 해야 보옥의 물건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알몸이 된 보옥이 그 동안 숨을 몰아쉬고 있었는지 휴우, 한숨을
토하고는 신부의 알몸을 껴안으며 타고 올랐다.

"대옥 누이는 많이 토실토실해졌다.

내가 먹으라고 준 연와죽이 효험이 있었던 모양이지"

"네"

보채는 짧게 대답하고 보옥의 몸의 반응을 살폈다.

보옥은 차츰 온몸에 기운이 돌기 시작하는지 사타구니의 물건도 힘을
얻어 잘하면 제구실을 할 것도 같았다.

저 물건이 내 몸속으로 들어오면 얼마나 아플것인가.

보채는 반가운 한편 은근히 겁이 나기도 하였다.

곤장을 기다리는 죄수처럼 두 눈을 질끈 감고 보옥의 처분에 맡겼다.

"대옥 누이는 이것이 처음일 테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 조금만 더
다리를 벌려봐"

보채는 숨을 죽인 채 보옥의 지시를 따랐다.

드디어 뜨거운 양기로 뭉친 그 물건이 서서히 몸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지근한 느낌밖에 없다가 잠시 후 전신이 짜릿해지면서
살이 베이는 통증이 몰려왔다.

"아얏"

보채는 목소리를 죽이려 애썼으나 그만 비명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보채의 두 눈에서는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8일자).